'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 날인 15일 여야 지도부가 나란히 봉축법요식에 참석해 '소통'을 강조했다.
추경호 국민의힘·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참석했다. 13일 국회에서 첫 상견례를 가진 뒤 두 번째로 만나는 자리에서 두 원내대표는 나란히 손을 맞잡고 활짝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김준우 정의당 대표,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나경원 국민의힘 당선자, 주호영·이원욱 의원 등도 이날 함께했다. 다만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봉축법요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9일 입원 치료 후 14일 퇴원했지만, 하루 휴식을 취한 후 16일 당무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복숭아뼈 골절 부상으로 행사에 불참했다.
이 자리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했는데, 조 대표와는 2019년 7월 이후 5년 만에 공식 석상에서 만나게 됐다. 조 대표를 만난 윤 대통령은 눈인사와 함께 "반갑습니다"라며 악수를 청했다. 조 대표는 악수를 받았으나 윤 대통령과 특별한 대화는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여야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소통'에 대해 강조하는 메시지도 냈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과 더 가까이 소통하고, 소외된 이웃을 세심히 보듬으며 국민통합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올해의 봉축 표어는 ‘마음의 평화, 행복한 세상’이라고 한다. 온 국민이 마음의 안정을 찾고 평화 속에서 행복을 누리기를 국민의힘이 함께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의 생명을 천금같이 여기는 것은 국가의 기본책무이다. 결코 게을리하지 않겠다"며 "다른 생각을 화합하여 하나로 소통시키는 '원융회통(圓融會通)' 정신을 되새긴다. 이 가치를 등불 삼아 우리 정치도 적대와 반목을 극복하고 오직 민생의 길로 정진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겨 오만과 독선을 내려놓고 반목과 갈등의 정치에서 탈피하기를 호소한다"며 "민주당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부처님의 마음을 따라 어려움을 호소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내일이 기대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했다.
조 대표도 "저는 '자비'의 마음을 다시 새겨본다. '내가 너이고, 네가 나'라는 생각이 자비의 본체"라며 이는 사랑과 평등의 뿌리이다. 사랑으로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고 보살피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고, 평등으로 상대를 존중하고 ‘구동존이’를 실천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김준우 정의당 대표는 "부처님께서 외치신 '천상천하유아독존'은 인간은 누구나 존귀하고 평등하다는 사실을 시사하신 말씀이었다. 모두가 존귀하고 평등한 세상을 위해서는 정치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정의당은 억울하게 고통받는 시민들이 없도록 정치의 본령을 잊지 않고,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가 가득한 세상을 위해 사회적 약자들의 곁을 변함없이 지키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