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규철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 경영 전담 대표 변호사
외국계 공습에 ‘토종 방어’ 네이버와 협력
“AI 법률시장 선점 효과…포기할 수 없어”
대한변협 징계 착수에 “성실히 소명할 것”
광고 규정 위반 아냐…“갈등 해소가 우선”
가업 승계‧기업 회생‧아프리카 대륙 ‘역점’
워싱턴 사무소 개설, 중처법 인증제 첫선
아프리카그룹 신설까지 ‘로펌 최초’ 타이틀
이규철(사법연수원 22기)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 경영 전담 대표 변호사는 16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동훈타워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로펌 최초로 출시한 법률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 ‘AI 대륙아주’를 둘러싼 최근 논란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불편하시겠지만, 첫 질문부터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운을 떼자 “AI 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이 대표 변호사는 강변했다. ‘AI 대륙아주’는 국민 누구나 회원 가입이나 비용 지급 없이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AI 대륙아주’와 관련 △무료 법률상담으로 인한 변호사 광고 규정 위반 △비(非) 변호사의 법률사무 수행과 이를 통한 이익 공유 △의뢰인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변호사 품위 유지 의무를 어겼다는 근거를 들어 비판한다.
이 대표는 그러나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AI 대륙아주’ 서비스를 이용해 고객을 유인하고 사건을 수임하려는 목적 내지 의도가 없으므로 대한변협의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상 ‘공정한 수임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존재하지 않는 만큼 규정 위배가 아니다라는 논거를 우선 들었다. ‘AI 대륙아주’ 질의‧응답은 일반적‧추상적 법률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에 불과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변호사 광고 규정이 일컫는 법률상담으로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저희 법인은 ‘AI 대륙아주’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넥서스AI㈜로부터 솔루션을 지원받으면서 호혜적 관계에서 ‘AI 대륙아주’ 서비스 화면에 광고를 노출할 수 있는 기회를 넥서스AI에 제공했다”며 “네이버 파워링크 노출에 관해 대륙아주는 어떠한 경제적 이익을 받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고객 개인정보를 활용했다는 주장은 변협의 오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인 소속 변호사들이 일반 법률수요자들이 궁금해 할 것으로 예상되는 쟁점들을 분야별로 선정하고 기본적‧추상적 상황을 설정해 질문과 답변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AI 대륙아주’를 학습시키기 위한 가상의 자료를 생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객으로부터 수임해 처리한 자문이나 소송 사건에 연관된 자료를 ‘AI 대륙아주’ 학습 자료로 사용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개인정보보호법상 변호사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언급은 부당하다”고 대한변협 지적사항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AI 대륙아주’는 외국계 법률생성형 AI 공습으로부터 토종 대형 언어 모델(LLM)을 지키고자 네이버와 긴밀히 공조‧협력한 신사업으로서, AI 법률시장 선점 효과가 전망되기 때문에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터뷰 내내 AI 대륙아주에 상당 시간을 할애한 이 대표 변호사는 “대륙아주는 이 같은 점을 대한변협 조사 및 징계 절차에서 성실히 소명하고, 대한변협과의 갈등 해소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는 “변협은 이익단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공익단체인 만큼 국민에게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 헤아려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다.
가입 없이 누구나 24시간 이용 가능
이 대표는 2016년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팀에서 특별검사보로 대변인을 맡은 인물로 유명하다. 2017년 대륙아주 대표 변호사에 취임한 이후 2019년과 2021년에 이어 세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로펌 최초로 워싱턴 사무소를 개설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인증제를 선보였으며, 아프리카 그룹을 신설한 대륙아주는 6년 사이 변호사가 약 170명에서 현재 250명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특허법인‧세무법인‧관세법인을 비롯한 연간 매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 대표는 “대륙아주는 민사‧형사‧가사 등 전통적인 송무(訟務)와 자문 분야를 꾸준히 강화하면서 새로운 영역에도 적극 도전하고 개척해 나갈 예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올해 대륙아주는 가사 부문 중 가업 승계 및 상속 자문 관련 ‘가업승계센터’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서울가정법원 판사와 부장판사로 7년 동안 가사 전문 법관으로 근무한 최태영(연수원 31기)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영입했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대법원 공보관을 지낸 정우정(30기) 변호사 또한 가세한 상태다. 세무법인엔 상속세 전문가 김주석 세무사가 합류했다.
아울러 금리 인상과 공사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금융기관‧건설회사 경영난을 해결하고자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서울지방법원 파산부 재판장을 역임한 이영구(13기) 변호사를 주축으로 한 기업회생팀 역할에 법조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서울회생법원 제15부(재판장 나상훈 부장판사‧주심 설동윤 판사)는 대륙아주가 대리한 토종 전기자동차 기업 ㈜디피코에 회생계획 인가 결정을 이달 9일 내렸다. 회생절차가 개시된 지 8개월 만이다.
선거그룹, 자문부터 공판까지 원스톱 처리
해외 사업 역시 박차를 가해 아프리카 대륙에 주목하고 있다. 대륙아주는 대형 로펌 가운데 유일하게 아프리카 그룹을 보유하고 있다. 로펌 최초로 발족한 선거센터를 이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그룹’으로 확대 개편한 선거그룹에 거는 기대도 적지 않다.
선거관리위원회 조사에서부터 경찰, 검찰 수사를 거쳐 재판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맞춤형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선거그룹은 수원고검장을 지낸 김우현(22기) 변호사를 필두로 수사대응팀과 공판대응팀으로 구성돼 있다.
수사대응팀장은 포항지청장 출신 김동주(26기) 변호사가 맡고 있다. 서울고검 감찰부장을 지낸 송규종(26기) 변호사, 서울중앙지검 공판1부장 출신 류국량(31기) 변호사 등 수사 대응 최고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공판대응팀장은 서울중앙지법 선거전담부 부장판사 출신 김진동(25기) 변호사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제주지법‧인천지법‧서울중앙지법‧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를 두루 거친 현용선(24기) 변호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산지법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한 최병철(26기) 변호사가 공판 대응에 나선다. 선거 과정에서 필요한 자문을 담당하는 선관위 출신 다수 전문가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 변호사는 “대륙아주 선거그룹은 자문, 수사 대응 및 공판 과정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국회의원 총선거뿐만 아니라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 조합장 선거에 이르기까지 선거법이 적용되는 모든 선거 사건에 자문을 제공한다”고 공개했다.
△1964년 7월 대구광역시 출생 △1987년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1990년 제32회 사법시험 합격(사법연수원 22기) △1993년 서울서부지방법원 판사 임용 △1995년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 △2002년 서울남부지방법원 판사 △2004년 서울고등법원 판사 △2006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조세) △2008년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장 겸 영월지원 제2형사합의부 재판장 △2010년 법무법인(유) 대륙아주 구성원 변호사 △2012년 코스닥 상장폐지실질 심사위원 △2014년 서울중앙지법 조정위원 △2014년 국세청 법령 심사위원 △2016년 박근혜 정부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보(대변인) △2018년~ 현재 법무법인(유) 대륙아주 경영 전담 대표 변호사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