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진출 미루는 테슬라…정의선 ‘親 인도 전략’ 힘 받나

입력 2024-06-1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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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인도 현지 진출 지속적으로 보류 중
현지 전동화 추진 중인 현대차그룹엔 호재

▲지난 4월 현대차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인도권역 현지 직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테슬라가 인도 시장 진출을 미루고 있다. 인도에서 전동화를 추진 중인 현대자동차그룹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업계와 외신을 종합하면 테슬라는 인도 정부가 새로 발표한 전기차 확대 정책과 관련한 계획을 여전히 인도 정부에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인도 정부는 글로벌 전기차 기업의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전기차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전기차 기업이 인도에 최소 5억 달러(6777억 원)를 투자하고 3년 이내에 현지에 생산 시설을 구축하는 경우 전기차 수입 관세를 최장 5년 간 기존 최대 100%에서 15%로 인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정책은 지난해 6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인도에 대한 투자를 약속한 뒤 나왔다. 테슬라는 지속적으로 인도 시장의 높은 관세를 지적해온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테슬라의 승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테슬라가 판매 부진, 매출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인도 진출이 미뤄지는 모양새다. 머스크는 지난달 21~22일로 예정된 인도 방문을 연기하며 “테슬라의 매우 무거운 의무로 인도 방문이 연기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초 머스크는 인도를 방문해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다만 머스크는 지난 8일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모디 총리에게 "세계에서 가장 큰 민주 선거에서 승리한 것을 축하한다"며 "인도에서 우리 회사들이 흥미로운 일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도 진출에 대한 계획을 포기하지는 않은 셈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테슬라가 인도 시장 진출을 미루며 현지에서 전동화 전략을 추진 중인 현대차그룹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인도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커져서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거듭난 인도에서 생산 능력 확대는 물론 전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말 첸나이 공장에서 첫 현지생산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선보이며 인도 전기차 시장 성장에 본격적으로 대응한다. 이외에도 추가 모델을 시장에 출시해 2030년까지 5종의 전기차를 인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기아도 내년부터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전기차를 생산하고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차례로 공급한다.

지난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인도를 방문해 전동화 전략을 점검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현지 직원들과 전동화 본격 추진, 인도 100만 대 양산체제 구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해외에서 직접 현지 직원들과 타운홀미팅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업이 어려워진 테슬라가 인도 대신 중국 중심의 투자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지에서 전동화 전략을 펼치면서도 중저가형 전기차 라인업 출시를 이어가는 현대차그룹에겐 인도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는 데 유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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