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외국 ‘인력’ 확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추세로 노동력 자체가 부족한 데다가 첨단산업 인재는 더 귀해지고 있어서다. 해외 주요 국가들이 각종 편의와 인센티브를 제공해 외국 인력을 빨아들이고 있는 이유다. 우수 인재가 국가경쟁력의 원천인 시대, 서울시가 글로벌 인력 유치 및 포용적 사회 조성을 위한 청사진을 내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일 서울시청에서 ‘우수인재 유치’와 ‘포용적인 다문화사회 조성’을 골자로 한 ‘서울 외국인주민 정책 마스터플랜(2024~2028)’을 발표했다. 4대 분야 20개 핵심과제 실천을 목표로, 5년간 총 2506억 원을 투입한다.
오 시장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인재들을 풍부하게 확보해 그들의 아이디어와 창의성으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고 또 진취적으로 도전하느냐에 도시경쟁력 나아가 국가경쟁력이 달렸다”며 “외국인주민과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도시 서울을 만들겠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우선 나라를 먹여 살릴 첨단산업 분야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건다. 해외 주요 국가들은 2000년대 초부터 우수 외국인력 영입에 나섰다. 지난 10년간 주요 국가의 외국인력 영입은 평균 2배 증가했다. 일본의 경우 4배 이상 급증할 정도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10년 새 유학생 비율은 10배가량 늘었지만, 취업률은 8%에 그쳤다. 박사학위 취득 후 본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유학생 비중은 62%에 달했다. 외국인 기술창업자 수는 고작 0.01%에 불과했다. 우수 인재가 빠져나가는 동안 서울의 산업인력난은 심화했다. 2027년까지 35만 명의 첨단산업인재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 기술·연구·서비스직 4만 명, IT·과학·기술 등 14만여 명 인력 부족도 예상된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 소재 첨단산업 분야 대학 10개를 선정, 3년간 연 최대 15억 원을 지원해 이공계 석·박사 인재 1000명을 유치한다. 7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시작으로 연 2회 현지 ‘서울 유학박람회’를 개최하고, 개도국 우수 이공계 유학생을 대상으로 ‘서울 테크 스칼러십’ 장학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우수 이공계 인재들이 학업을 마치고 취·창업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한다. 테크, 금융 등 100대 타깃기업을 서울에 유치하고, 취업 지원을 위한 전담창구를 개설한다. 2028년까지 기술창업 200팀을 지원하고, 2030년까지 글로벌 창업지원시설 유니콘 창업허브도 조성한다.
돌봄, 외식업, 호텔업 등의 구인난도 심각하다. 특히 저출산·고령화 영향으로 수요가 급증한 간병·육아 관련 돌봄서비스 인력 확보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간병·육아 관련 돌봄서비스 부문의 인력 부족 규모는 2022년 19만 명에서 2042년 최대 155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노동자를 돌봄서비스 인력에 적극 활용하지 않을 경우 20년 뒤 경제적 손실이 최대 77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선 외국인 가사관리사, 일명 ‘필리핀 이모’ 시범사업이 9월 시작된다. 만 24~38세 육아 돌봄 자격증 소지자로, 한국어·영어 시험, 범죄이력 조회, 마약류 검사 등을 거쳐 최종 100명이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시범 사업 기간 주당 최소 30시간 근로가 보장되고, 올해 최저임금(9860원)을 적용할 경우 최소 월 154만원가량을 받게 된다. 서울시는 향후 인력 모집 국가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준전문인력 취업학교를 신설해 간병인·요양보호사 등 외국인 인력을 양성하고, 외식업·호텔업에도 외국 인력이 투입될 수 있도록 정부와 비자 문제를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또 외국인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언어, 출산·돌봄서비스, 자녀성장까지 다각도로 지원한다. 24시간 자동 응답하는 다국어 AI챗봇을 구축하고 ‘출산 전후 통합돌봄서비스’ 지원 인원도 확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