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로봇 전문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23년 1월 3일, 삼성전자를 상대로 약 59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공시가 알려지자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는 당일에만 27.45% 올라 4만1550원에 마감했다. 21일 현재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는 17만2700원으로, 2023년 1월 3일 대비 429.75% 올랐다. 해당 기간 최고가는 24만2000원이었다.
#웨어러블 로봇 전문 기업 엔젤로보틱스는 상장할 때부터 'LG전자의 픽'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2대 주주가 LG전자였기 때문이다. 기업공개(IPO) 과정에서도 청약 증거금만 약 9조 원을 끌어모으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 3월 26일, 코스닥에 처음 상장한 엔젤로보틱스는 공모가 대비 225% 상승한 6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로봇에 대한 대기업의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덩달아 대기업과 협업하는 로봇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기업과의 협업은 기업에 특히 호재로 여겨지는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사실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외에도 삼익THK, 이랜시스 등과 협업하고 있다. 삼익THK는 삼성전자와 함께 꾸준히 협업하며 2016년에는 삼성전자와 함께 6축 다관절 수직 로봇 개발을 완료한 바 있다. 이랜시스는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로봇 ‘봇핏’에 감속기를 공급하는 협력사로 알려져 있다.
LG전자는 엔젤로보틱스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로봇 전문 기업 로보티즈의 2대 주주다. 산업용 로봇 제조 기업 로보스타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두산은 계열사인 두산로보틱스를 작년 9월 유가증권시장에 따로 상장시켰고, 현대자동차그룹은 2020년 미국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4월, 국내 최초로 협동 로봇을 상용화한 한화그룹의 로봇 계열사 한화로보틱스 본사에 방문해 "사람과 로봇의 협업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됐고, 로봇은 그룹의 최첨단 산업"이라며 "시장을 선도할 차별화된 혁신 기술을 지속 개발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21일 기준 최근 한 달간 국내 로봇 기업들의 주가는 제자리걸음이었다. 이랜시스가 2.09% 상승하며 분전했지만, 레인보우로보틱스는 0.94%, 협동로봇 자동화 원천기술 기업 뉴로메카는 0.16% 오르는 등 다른 로봇 기업들은 강보합세를 보였다.
주가가 하락한 로봇 기업들도 있었다. 같은 기간 삼익THK는 2.67%, 로보티즈는 2.48%, 두산로보틱스는 0.55% 하락했다. 엔젤로보틱스는 35.24% 하락했는데, 3월 첫 상장 후 꾸준히 내림세를 기록하는 중이다.
국내 로봇 주식들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K-로봇액티브'는 동일 기간 3.84% 상승했다. 다만, 국내 상장된 로봇 ETF는 로봇 기업들로만 포트폴리오를 채우기 힘들다는 한계 때문에 인공지능(AI)과 같이 구성돼있거나 간접적으로 엮인 종목이 껴있는 경우가 많다. 이번 상승세도 온전히 로봇 기업들 덕분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대기업과의 협업은 주가 반등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국내 에듀테크 기업 로보로보는 16일 미국의 반도체 기업 AMD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로보로보 제품과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힌 뒤 20일에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국내 대기업들도 로봇 사업 확대를 천명하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로봇 사업을 밀고 있다고 발언했다. 지난 12일에는 로봇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보행 보조 로봇 '봇핏'을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최초의 웨어러블 로봇이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도 CES 2024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의 상업용 로봇 사업은 주로 배송과 물류 등 서비스 영역에 집중하고 있으며, 지분투자나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두고 발전 방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다양한 곳과 MOU를 맺으며 상업용 로봇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는 중이다.
기업들의 행보는 로봇 사업의 성장성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의 전망도 밝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봇 시장의 개화 속도는 기술적으로 실제 수요 현장 적용에 시스템 통합(SI) 등 복잡한 과정이 필요해 기대보다 더딜 수 있다. 그러나, AI 발전과 다양한 업종에서 로봇 도입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특정 시점 이후 폭발적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