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어닝서프라이즈 발표 기대감 커…반도체ㆍAI 상승 동력 작용 관심
'천비디아' 가능성 나와…HSBC 경우 목표가 1350달러 제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 시장의 눈이 쏠리고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뜨거운 것과 반대로 유독 코스피만 2700선에서 횡보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시를 이끌어줄 뚜렷한 테마가 없이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우리 증시에 다시 한번 훈풍을 불어 넣어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코스피는 글로벌 시장에서 사실상 ‘소외’ 중이다. 미국 증시는 연일 최고점을 경신 중이며, 이외에도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증시도 완연한 활황세다. 올해 초부터 정부에선 K-밸류업을 외치고 있지만, 사실상 뚜렷한 상승세는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2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시장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1분기(2~4월)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5.65달러로 전년(1.09달러) 대비 4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분기 매출은 지난해 71억9000만 달러에서 올해 246억9000만 달러로 243%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까지 한국 시장을 반도체 섹터가 이끌어온 만큼 시장 기대치 이상의 어닝서프라이즈가 나온다면 반도체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등 관련 산업까지 영향을 미쳐 재차 코스피 상승을 이끌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수출 회복세가 이어진다는 점도 긍정 요소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54.5% 증가했다. 6개월 연속 증가세다.
21일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했는데, 6월 반도체 등을 포함한 전자·통신장비 수치 BSI는 105.9로 집계됐다. 2022년 10월 이후 21개월 만에 기준선을 넘으며 반등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뚜렷한 상승 업종이 없는 가운데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수 향방이나 자금 유입 여부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 달렸다. 엔비디아의 가이던스 확인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시장에선 ‘천비디아(엔비디아 1주당 1000달러)’에 무게를 두는 중이다. 엔비디아는 2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6.06달러(0.64%) 오른 953.86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 3월 8일 기록한 고점(974달러)보다 다소 낮지만 ‘천비디아’를 기대해볼 만한 가격이다.
월가 전문가들도 평균 목표주가를 1000달러 이상으로 잡고 있으며, 특히 최근 HSBC의 경우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1350달러로 높인 바 있는데, 향후 40% 가까이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