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혜 가스공사 사장 "안정적 가스 공급 위해 조속한 요금 인상 필요"

입력 2024-05-2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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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구 노력만으론 해결 불가능…미수금 규모 전 직원 30년 무보수로 일해도 어려워"
"수요 적은 여름에 요금 인상하고 단계적으로 연착륙해야"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22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가스공사)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22일 "극단적 상황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가동하고 있으나 자구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해 안정적 가스 공급을 위해서는 조속한 요금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미수금 규모는 전 직원이 30년간 무보수로 일해도 회수가 불가능해 마치 벼랑 끝에 선 심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을 책임지는 가스공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초래한 국제 에너지 위기 이후 원가보다 싸게 가스를 공급해 심각한 재무 위기를 겪고 있다.

실제로 가스공사는의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13조5000억 원에 달한다.

2022년 이후 가스요금이 40%가량 인상됐지만, 현재 도시가스 원가율은 여전히 80% 수준이다. 가스공사가 1억 원어치 가스를 공급하면 2000만 원의 손해가 난다는 의미다.

2022년 이후 국제 LNG 가격은 약 200% 상승했지만, 국내 가스요금은 약 43% 인상되는 데 그쳤다.

가스공사는 요금을 올린다면 각 가정이 난방을 하지 않아 가스 사용량이 적은 여름이 적기라는 설명이다.

최 사장은 "겨울에 사용량이 많은 수요 패턴상 요금 인상으로 인한 국민 체감도는 겨울철에 훨씬 높아질 수밖에 없다"라며 "수요가 적은 여름철에 요금을 인상하고 단계적으로 연착륙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13조 원대 미수금의 영향으로 가스공사가 차입 규모를 확대할 수밖에 없어 재무 안정성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했다고 강조했다.

가스공사의 차입금은 2021년 말 26조 원에서 2023년 말 39조 원으로 늘었다. 같은 시기 부채비율은 379%에서 483%로 상승했다.

그는 "현재 차입으로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데 차입에 따른 이자 비용만 하루 47억 원에 달한다"라며 "이자 비용 증가는 다시 요금 상승 요인이 돼 국민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가스공사는 작년 한 해 이자 비용으로 1조7000억 원을 썼다.

가스공사는 13조5000억 원에 달하는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을 회수하려면 점진적인 방법이 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민수용 미수금을 1년 만에 모두 회수하려면 MJ(메가줄)당 가스 요금을 약 27원 인상해야 한다. 현재 도시가스 주택용 도매 요금은 MJ당 19.4395원이다.

최 사장은 "정부와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협의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인상 폭이) 얼마라고 전혀 머릿속에 가지고 있지는 않다"라며 "국민께서 인상에 공감해야 의사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양대 에너지 공기업인 가스공사와 한국전력의 심각한 재무 위기 완화를 위해 가스·전기 요금의 인상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물가와 민생 등 경제 전반에 끼치는 영향이 커 적절한 시점을 찾는 데 고심 중이다.

앞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7일 "전기·가스 요금 정상화는 반드시 해야 하고 시급하다"면서도 "아직 중동 상황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계속 주시하면서 전기·가스 요금 인상의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가스요금의 경우 홀수 달마다 요금을 조정해 가장 빠르면 7월 인상도 가능하다. 전기요금은 분기별로 조정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전기 사용량이 많은 여름철이 시작되는 6월 전기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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