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를 격파하고 8년 만에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쁨을 맛봤다.
맨유는 2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맨시티와의 FA컵 결승에서 2-1로 승리하고 정상에 올랐다.
맨유는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마커스 래시퍼드, 브루노 페르난데스, 스콧 맥토미니, 코비 마이누, 아론 완비사카, 라파엘 바란,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소피앙 암라바트, 안드레 오나나가 출전했다.
PL 4연패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새운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는 엘링 홀란, 필 포든, 베르나르두 실바, 케빈 더브라위너, 마테오 코바치치, 로드리, 요슈코 그바르디올, 나단 아케, 존 스톤스, 카일 워커, 슈테판 오르테가가 선발로 나섰다.
이날 맨유는 열세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초반부터 강한 압박으로 맨시티 수비를 흔들었다. 반면 맨시티는 초반부터 수비에 허점을 노출하며 리드를 내줬다.
맨유는 전반 30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주인공은 가르나초였다. 맨시티의 왼쪽 풀백 그바르디올이 헤더로 백패스한 것이 앞으로 달려 나온 골키퍼 오르테가의 키를 넘겼다. 가르나초는 이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집어넣었다.
전반 39분에는 마이누가 추가 골을 터트렸다. 페르난데스의 원터치 패스를 받은 마이누는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후반에는 맨시티가 빠르게 교체를 단행하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아케 대신 마누엘 아칸지, 코바치치 대신 제레미 도쿠가 투입됐다. 그래도 계속 맨유의 압박에 밀리자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더 브라위너 대신 훌리안 알바레스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알바레스의 플레이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이어졌다.
그러자 맨유에 위기가 찾아왔다. 초반부터 안정된 수비를 펼치던 마르티네스가 후반 28분 다리 부상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하지만 대신 들어온 베테랑 수비수 조니 에반스가 빈자리를 효과적으로 메웠다.
맨유는 결국 후반 42분 맨시티 도쿠의 골로 추격을 허용했다. 이후에도 맨시티의 총공세가 이어졌지만, 맨유는 선수 전원이 내려앉아 수비벽을 세운 끝에 승리를 지켰다.
이로써 올 시즌 리그에서 8위(승점 60)에 그쳤던 맨유는 FA컵 우승을 통해 명가의 자존심을 지켰다. 여기에 지난해 FA컵 결승에서 맨시티에 1-2로 져 준우승한 아쉬움을 1년 만에 갚아준 맨유는 대회 통산 13번째 우승 트로피를 챙겨 역대 최다 우승팀 아스널(14회)과의 격차를 좁혔다.
또 이번 우승으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출전권을 챙겨 유럽클럽대항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다만 내년에도 맨유가 에릭 텐 하흐 감독과 동행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맨유 수뇌부는 감독 맨유를 FA컵 우승 여부와 상관없이 그를 경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FA컵 결승 직전 “맨유는 FA컵 결승전 결과와 상관없이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텐 하흐 감독은 2025년 6월까지 맨유와 계약돼 있다.
텐 하흐 감독과 두 번째 시즌인 만큼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했지만, 결과는 처참하다. 부임 직후 리그 3위, 카라바오컵 우승이라는 호성적을 올린 맨유는 올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 꼴찌로 16강 진출 실패, 카라바오컵에선 16강에서 탈락했다.
이적 시장에서도 거금을 들여 오나나, 암바라트 등을 영입하며 지원에 나섰지만, 결과는 더 나빠진 꼴이다. 이에 가디언은 “차기 사령탑으로 토마스 투헬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첼시 감독,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 키어런 맥케나 입스위치 타운 감독, 그레이엄 포터 전 브라이튼 감독, 토마스 프랭크 브렌트포드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텐 하흐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외신과 인터뷰에서 "2년 동안 2개의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것은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2년 동안 3차례 결승 진출도 나쁘지 않다"며 "맨유가 나를 원하지 않는다면 나는 또 다른 트로피를 위해 팀을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