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50% 증가…흥행 2연타 성공 'IPO 청신호'
콘솔 게임 불모지인 한국에서 콧대 높은 콘솔 강국 일본을 사로잡은 게임이 있다.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다. 지난달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 플랫폼 기반으로 출시한 스텔라 블레이드는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캐나다 등 8개국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프트업은 스텔라 블레이드의 흥행으로 ‘원게임 리스크’를 해소하고 자체 지식재산권(IP) 개발 역량과 글로벌 모바일, 콘솔 개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프트업은 창세기전, 마그나카르타, 블레이드 앤 소울 등으로 이름을 알린 1세대 원화가 김형태 대표가 창업한 회사로 데스티니 차일드, 승리의 여신: 니케, 스텔라 블레이드 등 게임을 내는 족족 흥행시키면서 글로벌 게임 개발사로 자리 잡았다.
출시 1년 4개월 만에 매출 7억 달러(약 1조 원)를 돌파한 니케는 일본 앱스토어 매출 1위를 여섯 차례 탈환하며 서브컬처의 본고장에서 자체 IP 저력을 통한 흥행 기록을 세우는 동시에 국산 서브컬처 게임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스텔라 블레이드도 출시 직후 일본 게임 전문 매체 패미통이 집계한 일본 주간 소프트웨어 판매량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며 시프트업은 2연타 흥행에 성공했다. 시프트업은 니케 매출이 전체 매출의 97%(지난해 기준)를 차지할 만큼 의존도가 높았으나 스텔라 블레이드 출시 이후 원게임 리스크를 탈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프트업이 자체 IP로 흥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 우물만 판 김형태 대표의 뚝심 있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타 게임사들과 달리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눈을 돌리지 않고 ‘시프트업이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라는 원칙 아래 회사의 강점인 글로벌 IP 흥행작을 만드는 작업에 집중했다. 그 결과 시프트업은 게임업계 불황 속에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55% 성장한 1686억 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08% 늘어난 1111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65.8%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크래프톤(40%), 넥슨(32%)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시프트업이 흥행 2연타에 성공하면서 기업공개(IPO)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시프트업은 20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절차에 돌입했다. 총 공모주식 수는 725만 주로 100% 신주다.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4만7000원~6만 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3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모 예정 금액은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4350억 원 규모다.
여기에 시프트업은 세계 최대 규모의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 텐센트와 세계 최대 콘솔 플랫폼 운영업체 소니를 퍼블리싱 파트너로 두면서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기도 했다.
시프트업은 기존 IP 확장 및 신규 프로젝트 개발을 위해 향후 4년간 24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 등 기존 IP 고도화를 위해 각각 660억 원, 프로젝트 위치스를 비롯한 신작 개발에 1010억 원, 인공지능(AI) 등 자체 개발 역량 강화에 70억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스텔라 블레이드 PC 버전 및 시퀄(후속작)도 출시를 준비 중이다.
시프트업 관계자는 “앞으로도 개발사다운 개발사를 지향하면서 '게임성을 겸비하고 감동을 주는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 '성공하는 IP을 만드는 회사'로 성장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