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라파 진입에도 대규모 지상전 가능성 부인
대선 앞두고 바이든 정치적 압박 고조
우크라 상황도 좋지 않아
푸틴, 러 본토 공격 가능성에 위협
CNN은 두 명의 목격자 발언을 인용해 이스라엘 탱크들이 이날 라파 중심가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이스라엘군이 피란민촌에 탱크 포격을 가해 최소 21명이 사망하고 6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은 해당 공격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러나 26일 라파 피란민촌에 대한 공습으로 최소 45명이 사망하고 249명이 다친 참사가 발생한 지 이틀 만에 탱크가 라파 중심까지 진격하자 서구 언론에서는 이스라엘이 본격적인 라파 시가전을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이 사실상 지상전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받는 정치적 압력이 더 커지게 됐다. 그간 바이든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과 관련해 자국 내 반전 여론이 높아지자 미묘하게 ‘줄타기’를 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격화하자 8일 CNN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라파에 대한 대규모 공격에 나설 경우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라며 “공격 무기와 포탄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라파 공격에도 이스라엘이 선을 넘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날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브리핑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것은 이스라엘이 라파 중심부의 인구 밀집 지역에서 대규모 지상전을 벌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며 “현재 거론할 (대이스라엘) 정책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라파에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긴 했지만, 이는 지상전이 아닌 공습에 의한 것이며, 미국이 설정한 ‘레드라인’은 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월 대통령 선거 경합지역 7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이스라엘 전쟁을 잘 다룰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5%로, 바이든을 지지한 응답률 31%를 크게 앞섰다.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친이스라엘과 친팔레스타인 진영이 나뉘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지원을 놓고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어 바이든의 입지를 더욱 흔들고 있다.
우크라이나 상황도 바이든에게는 부담스럽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은 우크라이나가 서방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지 못하게 하는 제한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확전 가능성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