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주기형 주담대 고정형으로 분류…통계 혼선 방지
은행권에 주기형+순수 고정 비중 30% 확대 행정지도
주담대 고정형 비중 감소세, 절반 겨우 넘어
4일 한은에 따르면 경제통계국은 주기형 주담대 통계를 기존 변동형에서 고정형으로 분류하는 작업을 올해 들어 진행 중이다. 이르면 이달 중에 통계 개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주기형 주담대는 금리 변동 주기가 5년 이상인 상품을 말한다. 기존에 은행들이 취급하고 있던 금리 변동 주기 5년 이상 기간 단위로 고정금리가 바뀌는 상품에 ‘주기형’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한은은 이번 주기형 주담대 상품을 변동형에서 고정형으로 분류하는 것은 금융당국과 통계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혼합형(5년 고정금리+6개월마다 변동금리) 주담대도 고정형으로 분류하고 있는 만큼 5년 단위로 금리가 바뀌는 주기형 역시 변동형이 아닌 고정형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권에 고정형 주담대 비중을 30%까지 확대하라고 행정지도를 했다. 이때 해당하는 고정형 상품이 주기형과 순수 고정형 상품이다. 금융당국에서는 주기형 주담대를 고정형으로 분류하고 하고 있는 반면, 한은에서는 변동형으로 분류하고 있어 통계 괴리가 발생하고 있던 것이다. 이에 이번 개편으로 금융당국과 한은간 통계 혼선을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 5대(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은행의 주기형 주담대 비중을 보면 편차가 크다. 금융감독원이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신한은행의 5년 이상 주기형 비중이 70%로 가장 컸다. 이어 우리은행(35%), 국민은행(13.9%), 농협은행(8.8%), 하나은행(1.8%) 순으로 나타났다. 기존 한은 통계를 적용하면 이들 은행의 주기형 주담대는 변동형으로 분류됐던 것이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4월 기준으로 예금은행의 주담대의 고정금리대출 비중(이하 신규취급액 기준)은 전월대비 7.4%포인트(p) 하락한 50.1%로 겨우 50%를 웃돌았다. 변동금리 비중은 3월 42.5%에서 4월 49.9%로 절반에 근접했다. 2022년 9월(50.1%) 이후 1년 7개월 만에 고정금리 비중은 최저치를, 변동금리 비중은 최고치를 각각 기록한 것이다.
변동금리대출은 기타금리연동, 시장금리연동, 수신금리연동 세 가지로 나뉜다. 이 가운데 시장금리연동 비중이 3월 36.6%에서 4월 45.6%로 9%p 증가했다. 관련 통계 집계(2013년 1월) 이래 역대 최고치다.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추세를 고려하면 혼합형 비중이 고정형 비중을 웃도는 역전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은 관계자는 “혼합형을 고정형으로 분류하는 만큼 주기형도 변동형으로 분류하는 게 맞지 않다고 판단해 개편 작업을 하기로 했다”며 “IMF 권고에 따르면 고정형 기준을 각 국가에서 결정할 수 있고, 모기지론이 활성화돼 있는 미국 이외에 유럽지역에서는 1년 이상도 고정형으로 분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