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 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전을 앞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신경전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KDDX와 관련해 수의계약이 원칙이라고 한 것에 대해 한화오션 측이 경쟁 계약이 원칙임을 강조하며 반박하고 나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KDDX 수주전의 포문을 알릴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선정 방식과 관련해 양사가 치열한 장외전을 벌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기본설계를 자신들이 수행했다는 이유로 기본설계 수행 업체의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수의계약을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그다음 단계 사업까지 수행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방위사업법에 따라 효율적인 연구개발을 위해 기본설계를 수행한 유일 업체인 우리와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 측은 “모든 관련 법령을 확인한 결과, 현대중공업은 수의계약이 원칙인 것처럼 주장하지만, 경쟁 계약이 원칙임을 규정하는 법령들을 왜곡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이어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의 주장은 방위사업청과 체결한 KDDX 기본설계 계약조건은 물론 경쟁을 지향하는 국가계약법령 및 방위사업법령의 대원칙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며 “방위사업청은 법과 원칙에 입각해 연구개발 가능성, 국방과학기술수준, 기술적‧경제적 타당성, 비용 대비 효과 등을 고려해 계약 체결방식을 판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한화오션은 3월 군사기밀 탐지 수집 및 누설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HD현대중공업 직원 사건과 관련해 윗선 개입 의혹을 밝혀달라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해당 사건에 연루된 직원 1명이 유죄 확정판결을 받으며 2022년 11월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던 8명을 포함한 9명이 불법 군사기밀 탈취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이후 한화오션 측이 HD현대중공업의 입찰 참가 자격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양사의 신경전이 시작됐다. 최근엔 계약과 관련해 수의계약과 경쟁 계약 중 무엇이 원칙인지에 대해 양사의 입장이 갈리며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