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기시다 총리의 중의원 해산 가능성은?

입력 2024-06-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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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 유지(세종대학교 대우교수, 정치학 전공)

기시다 후미오 일본 내각에 대한 8개 언론사의 5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지율이 가장 높은 것은 니혼게이자이신문의 28%, 가장 낮은 것은 지지통신의 18.7%였다. 8사 여론조사 결과를 단순계산하여 평균치를 내면 기시다 내각 평균 지지율은 24.1%였다. 일본은 내각책임제이므로 내각 지지율은 총리에 대한 지지율을 뜻한다.

한편 같은 8사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결과는 마이니치신문이 74%로 가장 높았고 NHK가 55%로 가장 낮았다. 단순 평균하면 63.3%였다.

이런 낮은 지지율로는 9월에 있을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기시다 총리가 다시 자민당 총재로 뽑힐 가능성은 매우 낮다. 요미우리신문이 5월 17~19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다음 자민당 총재에 걸맞은 정치인을 물은 결과 1위는 22%를 얻은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다. 2위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16%), 3위는 고노 다로 디지털상(10%)이다. 4위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전보장상과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이 각각 7%로 같았다. 자민당 지지층에 한정해 보면 지지율 톱 3는 전체와 같지만 4위는 기시다 총리, 5위 다카이치, 6위가 가미카와였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과 당원에 의해 실시된다. 그리고 그 비율이 50%씩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현재 자민당 국회의원 수는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을 합해서 369명이므로 이것을 369표로 계산하고 당원 표를 같은 숫자로 환산해서 결과를 계산한다.

자민당 지지자들에 대한 여론조사결과는 당원들의 동향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여전히 국회의원 표 비중이 50%에 달해 이들이 누구를 지지하는지에 따라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가 여론조사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이 그동안의 양상이었다.

지난 총재 선거까지는 자민당 내 6개 파벌이 선거의 향배를 좌우했다. 그러나 정치자금 문제로 5개 파벌이 해산했고 현재 남아 있는 파벌은 아소파(56명) 뿐이다. 결국, 9월에 있을 총재 선거는 아소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따라 결과가 바뀔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국민적 인기가 없고 자민당 국회의원에게도 인기가 없는 기시다 총리가 총재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불리하다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므로 기시다 총리가 자민당 총재선거 전에 중의원을 해산하여 총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지금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시다 총리가 6월 말까지인 국회 회기를 연장해 7월 총선을 실시한다는 일정을 따라야 한다.

그러나 4월 보궐선거 등 최근의 선거결과는 모두 자민당의 참패였기 때문에 자민당 소속 의원 중에서는 “기시다 총리 얼굴로는 총선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 8일 자민당 나가노현연합회는 공개적으로 기시다 총리에게 퇴진을 요구했다.

여전히 일본의 많은 언론이나 전문가들은 기시다 총리가 패배할 가능성이 큰 총재 선거만을 가만히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실 기시다 총리의 전략은 내각 지지율을 올리고 그 기세로 중의원을 해산하여 총선을 승리하고 총재 선거도 승리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관건은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을 올리는 데 있다.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기시다 총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기대했으나 일본 측이 납치자 문제에 집착했기 때문에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정상회담을 거절한 상태다.

이후 라인야후 사태가 일어났고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한때 7%포인트( p)나 상승했다. 일본인의 입장에서 볼 때 네이버 지분을 소프트뱅크가 매입하여 라인야후 경영권을 소프트뱅크가 장악하는 것은 일본의 국익에 합치하므로 기시다 내각이 잘하고 있다고 국민이 평가한 결과로 보인다.

정치자금규제법 개정안이 6일 중의원을 통과하여 성립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 개정안은 국민의 평가가 낮다. 왜냐하면, 개정안은 기업이나 단체의 정치기부금에 대해서는 어떤 개혁도 하지 않았고 개인적 정치헌금도 5만 엔(약 44만 원)을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만 신고의무가 있다고 한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이 원했던 의원들의 정치자금파티 금지도 개정안에 포함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2일 이미 국민의 70%가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지지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사건이 필요하다. 아마도 그는 7월 이탈리아에서 열릴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마지막 기대를 거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측의 요구를 많이 수용하면서 북·일 정상회담을 다시 추진하는 것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다.

내달 1일이 네이버가 라인야후에 보안 강화를 위한 보고서를 제출하는 기한인데 그 보고서에 지분 매각이 기재된다면 한국에 있어서는 비극이지만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크게 상승할 것이다.

이런 여러 사안의 결과가 나올 다음 달 초가 기시다 총리가 중의원 해산이든지 사임 표명이든지 진퇴를 결심하는 시기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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