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슬 스튜디오프리윌루젼 대표 겸 감독은 ‘2024 콘텐츠산업포럼’에서 단편영화 ‘원 모어 펌킨(ONE MORE PUMPKIN)’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원 모어 펌킨은 올해 2월 두바이에서 열린 제1회 AI 국제영화제(AIFF)에서 대상과 관객상을 받은 작품이다. 권 대표는 “AI에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하면 창작자의 주제 의식에 맞는 이미지와 영상을 선택하는, 새로운 창작의 영역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 광화문 CLK 스테이지에서 ‘2024 콘텐츠산업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은 ‘인공지능 일상화, 콘텐츠 창작 현장의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진행됐다.
안희수 CJ ENM 팀장도 이날 포럼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드라마 ‘눈물의 여왕’ 속 AI 생성 배경에 대해 “AI 아티스트 1명이 이틀 걸려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기존 상단 부분이 잘린 설원은 AI의 손길을 거쳐 풍성한 숲으로 재탄생됐다.
콘텐츠 산업 전문가들은 AI 도래를 계기로 인간의 역할도 재정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건복 마이크로소프트 상무는 “AI는 도구일 뿐 인간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다”면서 “인간의 창조성을 새롭게 정의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상무는 AI를 전 산업 분야에 적용했을 때 효율성을 높아졌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2000여 개 기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생성형 AI에 1달러를 투자할 때의 평균 수익률은 3.5달러로 집계됐다. 기업이 AI를 통해 투자 수익을 실현하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14개월이었다.
AI 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법률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일본이 2018년 개정한 저작권법과 국내 법을 비교분석하며 “소버린AI를 만들기 위해선 이에 발 맞추는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정보보호법’ㆍ‘지식재산권법’ 등을 위반할 경우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며 “이러한 규제가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 또한 AI를 활용하기 위한 국내 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미국의 금문교를 AI에 요청하면 좋은 콘텐츠가 많이 생성되지만, 한국의 마포대교를 요청하면 전혀 다른 이미지.영상이 생성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혜창 한국저작권위원회 정책연구본부장은 미술ㆍ웹툰 등 창작 분야별 생성형 AI 활용에 대한 정책적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