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중독 치료 전문병원인 인천 참사랑 병원의 천영훈 원장이 "마약은 이제 비행 청소년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천 원장은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마약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병원에 의뢰돼서 오는 학생들을 보면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다 온다"며 "비행 청소년이 호기심에서 한다고 생각하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일반화돼 있어 모든 학생이 노출돼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마약에 접근하는 이유로 천 원장은 "우리나라 사회 자체가 경쟁이 심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이다. 자살률도 높고 청소년 행복지수도 계속 꼴등"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경제적 약자나 청소년, 청년층이 건강하게 향유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면 궁극적으로 가장 가성비가 높은 게 마약이다. 그러다 보니까 마약을 하는 인구가 지금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로 유입되는 양도 많아져 단가가 엄청 싸졌다. 학생들이 자기 용돈을 모아서 살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요즘은 다크웹 등 복잡한 과정을 쉽게 다루는 아이들도 많아 직접 유통해 참여해서 중개수수료를 먹는 친구들까지 있다. 정말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마약을 어린 나이에 접하는 것이 얼마나 안 좋은지에 대해 그는 "마약 중독은 평생 가져가는 질환이다. 어린 시기부터 시작하면 그만큼 시절이 소요되고 또 환청, 피해망상, 공격성 등 조현병에서 나타나는 모든 증상을 영구적으로 얻을 수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지능이 너무 많이 떨어진다. 뇌가 녹는다고 표현하는데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 중 IQ 80 넘는 사람이 얼마 없을 만큼 뇌가 심각하게 손상된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천 원장은 마약 예방을 강조하며 "막연하게 나쁘다고 가르치는 건 전혀 통하지 않고 오히려 호기심만 유발한다"며 "유치원 단계부터 눈높이에 맞춰 명확하게 왜 한 번도 손대면 안 되는지에 대해 체계적인 교육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