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석유 공급과잉 경고…“2030년 하루 800만 배럴씩 남아돈다”

입력 2024-06-1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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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수요 증가세 둔화…5년 후 정점”
미국·브라질 등 글로벌 석유 생산능력 향상 주도
유가 하락·OPEC+ 지배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제에너지기구(IEA) 본부에 로고가 걸려있다. 파리/로이터연합뉴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30년 하루 약 800만 배럴의 공급과잉이 발생해 석유 시장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방송에 따르면 IEA는 이날 발표한 연례 중장기 보고서인 ‘석유 2024’에서 2030년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1억540만 배럴, 석유 공급능력은 1억1380만 배럴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하루 800만 배럴의 공급 과잉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봉쇄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를 제외하면 역대 볼 수 없었던 수준의 초과 공급이다. IEA는 이러한 공급과잉이 유가 하락과 세계 최대 석유 카르텔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의 시장 지배력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석유 수요는 2029년 1억560만 배럴로 정점을 찍은 뒤 이듬해인 2030년에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등에 따라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됐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요 반등이 힘을 잃고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하며 중국 경제 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세계 석유 수요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이 보고서의 전망은 2030년까지 대규모 공급 과잉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석유회사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비해 비즈니스 전략과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5년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 단위 배럴당 달러. 12일(현지시간) 종가 78.50달러. 출처 CNBC

지역별로는 선진국 중심의 경제협력개발기구(OPEC) 석유 수요가 2030년 4270만 배럴로 7% 감소하는 반면, 비OPEC 신흥국은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1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에너지 공급에서 화석 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수십 년간 80%에 머물러왔지만 2030년에는 73%까지 떨어질 것으로 IEA는 내다봤다.

글로벌 석유 생산능력 향상은 미국, 브라질, 캐나다, 아르헨티나, 가이아나 등 비OPEC+ 국가들이 주도할 전망이다. 이들 국가는 2030년까지 예상 증가량의 4분의 3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OPEC+ 석유 생산능력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를 중심으로 2023년부터 2030년까지 하루 140만 배럴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OPEC+ 회원국들은 자발적 감산을 통해 유가 하락을 방어하려 하겠지만 시장에서의 가격 결정력은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IEA에 따르면 올해 OPEC+의 석유 시장 점유율은 자발적인 생산량 억제로 인해 2016년 동맹이 결성된 이후 가장 낮은 48.5%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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