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지 아파트들이 매매거래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단지의 주거 인프라를 장점으로 수요 선호도가 꾸준해 단지 규모만큼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프롭테크 업체 직방이 국토교통부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매매 거래량 상위 10개 단지 중 9개 단지는 1500가구 이상의 초대형 단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량 상위 10개 단지의 평균 가구 수만 해도 4340가구다.
1위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였다. 이어 △서울 강동구 '고덕그라시움'(4932가구) △경기 안성시 '주은풍림'(2615가구) △서울 송파구 '파크리오'(6864가구) △경기 성남시 '산성역포레스티아'(4089가구) △인천 남동구 '구월힐스테이트롯데캐슬골드1단지'(5076가구) △경기 화성시 '화성시청역서희스타힐스4차숲속마을'(1846가구) △경기 안양시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4250가구) △경기 부천시 '래미안어반비스타'(831가구) △경기 수원시 '매타누이브하늘채'(3391가구) 등이었다.
헬리오시티는 올해 들어 총 139건이 거래되며 거래량 1등을 유지하고 있다. 입주단지 중 전국에서 가장 가구수가 많다. 면적별로는 전용면적 84㎡가 89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나타냈다. 올해 6년차이긴 하지만 신축 메리트를 여전히 지니고 있고 우수한 학군 및 교통여건으로 거래가 꾸준하게 일어나고 있다. 최근 전용 84㎡ 기준 20~21억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 상위 10개 단지 중 입주 연차 10년 이내인 단지는 6곳이었다. 헬리오시티, 고덕그라시움, 산성역포레스티아 등 신축 대단지 위주로 거래량이 많았다. 입주 10년 이상의 구축 단지는 4개 단지로, 주은풍림, 파크리오, 구월힐스테이트롯데캐슬1단지 등이다. 입주 연차가 있어도 입지, 투자 수요 유입 등의 영향으로 거래량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상위 10개 단지 중 초대형 단지가 아닌 래미안어반비스타는 당초 임대로 공급했던 가구가 올해 초 분양전환에 나서며 매매 실거래로 등록돼 거래량 상위에 올랐다.
서울은 송파와 강동 지역 소재한 대단지 위주로 거래량이 많았다. 공사비와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되며 구축 아파트 매수세가 증가했고, 서울 도심 아파트는 공급의 희소가치에 따라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았던 영향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는 헬리오시티와 고덕그라시움에 이어 △서울 송파구 '리센츠'(5563가구) △서울 강동구 '고덕아르테온'(4066가구) △서울 은평구 '녹번역e편한세상캐슬'(2569가구) △서울 송파구 '올림픽훼밀리타운'(4494가구) △서울 강동구 '선사현대'(2938가구) △서울 강북구 'SK북한산시티'(3830가구)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5678가구) 순으로 거래량이 많았다.
전국과 서울에서 2위 거래량을 보인 고덕그라시움은 연말 입주를 앞둔 올림픽파크포레온을 다음으로 강동구 내에서 규모가 큰 단지다. 올해 102건이 거래된 가운데 단지 내 전용 84㎡ 가구 비중이 높지만, 거래로는 전용 59㎡ 비중이 99건 중 42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용 59㎡는 12~13억 원 선에서 거래됐다.
경기는 주은풍림(안성시), 산성역포레스티아(성남시), 매탄위브하늘채(수원시),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안양시) 등 경기 동남부권 내 신축단지 위주로 거래가 많았다. 이 중 가장 거래가 많았던 주은풍림(99건 거래)은 총 2615가구로 2002년 입주, 전용 39~59㎡의 소형 면적대로 구성됐다. 대부분의 가구가 공시가격 1억 원 이하에 해당돼 외부 투자수요 유입이 활발했던 것으로 보인다. 공시가격 1억 원 이하 주택의 경우 주택 수에 포함이 되지 않고 취득세 중과세 대상이 아니라 거래금액의 1%대의 취득세만 부담하면 된다. 주은풍림의 경우 평택 생활권이 가깝고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간의 차이가 2000~3000만 원 수준이라 적은 비용으로 주택을 매입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은 5076가구의 구월힐스테이트롯데캐슬골드파크1단지가 95건으로 거래가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청천푸르지오(78건), e편한세상계양더프리미어(75건), 우성2차(68건) 등 입주연차 관계없이 초대형 단지 위주로 거래가 많았다.
올해 11월, 헬리오시티보다 단지규모가 큰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1만2032가구)이 입주를 시작한다. 직방 관계자는 "이례적인 초대형 단지 입주로, 벌써부터 전세매물이 쏟아지는 가운데 과거 헬리오시티 입주로 인근 대단지 매매가격에도 영향을 줬던 바 있어 관심이 주목된다"며 "현재 주택시장의 거래량과 가격이 어느 정도 회복선을 타고 있고, 인근 대단지는 잠시 약세를 보인다 해도 다시 반등하기에 우수한 입지와 수요를 갖추었기 때문에 초대형 단지 입주로 인한 매매가격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