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 참았지만"…장윤정→박세리, 부모에 눈물 흘린 자식들 [이슈크래커]

입력 2024-06-1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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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장윤정(왼쪽부터), 코미디언 박수홍, 골프선수 출신 박세리. (뉴시스)

가족과의 갈등으로 심적 고통에 시달리는 스타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갈등의 배경은 '돈'인 경우가 대다수인데요. 잊을 만하면 또 다른 스타가 가족과 금전 관련 갈등을 빚고 논란에 휩싸입니다.

최근에는 '골프 여제' 박세리가 부친을 고소했다는 이야기가 뒤늦게 전해져 눈길을 끌었습니다. 역시 '돈' 관련 문제였는데요. 많은 이야기가 나오면서, 박세리는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개요를 설명했죠.

가족과의 금전 갈등에 괴로워하는 건 박세리만의 일이 아닙니다. 사실 연예계에서 가족과의 금전 갈등은 구전 동화(?)처럼 이어지는데요. 반복되는 잡음으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도 의문을 갖고 되짚어보게 되는 현실입니다.

▲골프선수 출신 방송인 박세리가 18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웨어에서 부친의 사문서위조 혐의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박세리, 직접 기자회견 열었다…"부친 고소, 제가 먼저 의견"

박세리가 이사장으로 있는 박세리희망재단은 지난해 9월 박세리의 부친 박준철 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했습니다. 경찰은 최근 기소 의견으로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죠.

박세리희망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박세리의 유·무형 자산을 바탕으로 한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정관상 내외국인학교설립 및 운영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박 씨는 박세리 국제골프학교설립 추진 계획을 주장했고, 새만금 해양레저관광 복합단지 사업 관련 문서에도 재단 법인 도장을 찍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도장이 위조됐다는 게 재단 측의 설명입니다.

18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열린 '박세리희망재단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고소 관련 기자회견'에는 박세리가 직접 참석했습니다. 법률대리인 김경현 변호사도 참석했는데요.

이날 김 변호사는 "새만금개발청으로부터 국제골프학교 관련 문서에 대한 진위 확인 요청을 받으면서 위조 서류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다"며 "사실 확인을 거쳐 이사회를 개최, (박 씨를) 경찰에 고소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박세리희망재단은 박 씨와는 무관한 비영리 재단"이라며 "박 씨는 재단 내에서 어떤 직책도 없고, 어떤 업무를 수행한 적 없다"고도 강조했죠.

박세리는 "부녀 사이에 있어선 여러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도 "해결해야 하는 일의 범위가 점점 커졌다.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었다. 2016년 선수로서 은퇴한 후 개인적인 생활을 많이 하게 되면서 여러 일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고백했습니다.

박세리는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제 선에서 해결하려고 했지만, (부친의) 채무 관련 문제는 해결하면 또 나오더라"며 "이 사건 이후 아버지와 연락하고 있지 않다"고 부연했죠.

기자회견에서 침착하게 답변을 이어가던 박세리는 오랫동안 자신을 취재해온 기자의 질문을 받고 흔들렸습니다. '가족들과 함께했던 시간이 보기 좋았다. 이런 일이 생기기 전에 막을 순 없었나'라는 질문에 1분여간 말을 잇지 못했는데요. 힘겹게 감정을 추슬렀지만,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죠. "눈물이 안 날 줄 알았다"고 입을 연 그는 "계속 막았고 계속 반대했다. 한 번도 아빠의 의견에 찬성한 적도, 동의한 적도 없다. (아버지 일과 관련해선) 제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고소를 결정하게 된 이사회 분위기를 묻는 말에는 "제가 먼저 사건의 심각성을 말씀드렸고, 제가 먼저 (고소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내놨다"며 "그것이 재단 이사장으로서 할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는데요. 이어 "우리 재단은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 미래 인재들을 찾아내고 도와야 하는 단체"라며 "그러려면 이런 개인적인 문제로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앞으로도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정확히 짚고 넘어가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죠.

1998년 U.S. 여자 오픈 챔피언 당시, 마지막 18번 홀에서 공이 연못으로 빠져들어 갔을 때 박세리의 단단한 눈빛은 아직 대중의 마음에도 남아 있습니다. 호탕한 성격으로 예능에서도 맹활약하며 가족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온 박세리기에, 기자회견 이후엔 위로와 응원이 쏟아졌죠.

▲(연합뉴스)

박수홍 친형 '횡령' 문제,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모든 게 무너졌다"

근래 가장 시끄러웠던 사건으로는 코미디언 박수홍과 가족들의 '횡령' 분쟁을 꼽을 수 있습니다. 박수홍은 친형 박진홍 씨와 매니지먼트 자금 횡령을 두고 2022년부터 법정 공방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박 씨의 아내, 부모님까지 갈등에 엮이면서 진흙탕 싸움이 연출됐습니다.

박 씨는 2011~2021년 박수홍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면서 회삿돈과 동생의 개인 자금 수십억 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2022년 10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박 씨의 아내 이모 씨도 일부 횡령에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죠.

1심은 박 씨가 회사 자금 20억 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동생의 개인 자금 16억 원가량을 빼돌렸다는 점은 무죄로 판단해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부인 이 씨는 무죄를 선고받았죠. 친형 측은 물론, 검찰 측까지 항소하면서 재판은 2심으로 향하게 된 상황입니다.

재판이 이어지면서, 이들의 부모가 큰아들을 감싸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박수홍 형제의 아버지, 어머니는 지난해 10월 횡령 혐의로 기소된 박 씨 부부의 공판에 각각 검찰과 피고인 측 증인으로 출석했는데요. 검찰은 박 씨가 운영하던 연예기획사 메디아붐 등에서 박 씨의 부친 명의 계좌에 주기적으로 돈이 입금된 데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면서 경위를 캐물었습니다. 이에 박 씨 부친은 박수홍의 비자금을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는데요. 비자금이 왜 필요한지 묻는 검사의 물음에는 박수홍이 교제하는 여성에게 쓸 돈을 마련하기 위해 현금을 확보해 둔 것이라고 주장했죠.

박수홍의 부친은 "30년이 넘도록 수홍이를 가사도우미처럼 케어했다. 그런데 우리를 '빨대' 취급한다. 우리가 무슨 흡혈귀냐"며 "지금 와서 형을 도둑놈으로 모는데 이렇게 억울한 일이 어디에 있느냐"고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모친 역시 법정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과 만나 박수홍이 아내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수홍은 대질 조사에 출석했다가 부친으로부터 정강이를 걷어차이기도 했죠.

끝나지 않는 공방과 가족의 비방으로 박수홍은 지친 심정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4월 유튜브 채널 '육사오'에 출연한 그는 "자존심이 무너진 동시에 생리적인 것과 모든 게 무너졌다"며 "지금보다 몸무게가 23㎏이 빠져서 뼈만 남았었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죠.

▲(출처=TV조선 ‘조선의 사랑꾼’)

장윤정→심형탁, 천륜 지키다 끝내 눈물…"정신·경제적 독립 존중해야"

가수 장윤정은 재산을 둘러싼 분쟁 끝에 결국 가족과 연을 끊었습니다. 그는 2013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 10년 동안 번 돈을 어머니가 모두 날렸다, 어느 날 은행에서 연락이 와 찾아가 보니 은행 계좌에 마이너스 10억 원이 찍혀 있더라"며 "이 때문에 아버지는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이혼 소송까지 진행 중"이라고 밝혀 충격을 자아냈습니다.

그간 장윤정의 수입은 어머니 육모 씨가 보관 및 관리해왔다는데요. 육 씨는 장윤정 재산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전 소속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죠. 장윤정은 2014년 친동생을 상대로 "빌려 간 3억2000만 원을 갚으라"며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해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육 씨는 방송과 언론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고, 장윤정을 비방하는 메일까지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족의 채무 관계를 폭로하는 '빚투'로 곤욕을 겪은 스타들도 있습니다. 배우 김혜수는 모친이 국회의원을 포함한 다수로부터 총 13억 원을 빌린 후 갚지 않았다는 의혹에 휘말린 적 있습니다. 2019년 당시 김혜수 소속사는 "김혜수 모친이 십수 년 전부터 많은 금전 문제를 일으켜 왔고 김혜수가 이를 변제해왔다"며 "2012년에도 전 재산으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빚을 다시 부담했고 이 과정에서 관계를 끊게 됐다. 이번 일은 8년 가까이 연락이 끊긴 어머니가 가족과 상의 없이 일으킨 문제"라고 전했죠.

이외에도 배우 심형탁, 류승수, 차예련 등이 가족과 금전 문제로 얽힌 바 있는데요. 심형탁은 한 예능에서 "어느 날 편지 한 통이 왔다. 민사소송이더라. 내 이름을 대고 어머니가 돈을 빌리셨더라"며 모친과의 갈등에 환청까지 들리는 등 큰 고통을 겪었다고 고백했고, 류승수는 "큰형의 부탁으로 보증을 섰다가 아파트 3채 값을 날렸다"고 고백해 충격을 안겼습니다.

19세에 연예계에 발을 디딘 차예련은 수입을 부모에게 맡겼지만, '빚투'에 휘말려야 했습니다. 그는 부친의 빚 10억 원을 대신 변제했으며, 이후 15년간 마주하지 않고 살고 있다고 고백했죠.

충격적인 논란 내용에도, 스타들의 책임을 묻는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실로 이들은 남몰래 가족의 채무 변제를 대신하면서도 천륜을 지키려 했던 공통점이 있죠. 곪을 대로 곪은 문제가 결국 터져 세간에 알려진 만큼, 위로와 응원이 이어지곤 합니다.

가족이 나서서 매니지먼트부터 경영까지 챙기다가 금전 사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은 만큼, 주먹구구식의 재무 관리가 아닌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오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가족의 경제적·정신적 독립을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인데요.

허주연 변호사는 KBS1 '사사건건'에 출연해 성공한 스타와 가족 간 금전 갈등이 빈번하게 벌어지는 배경에 대해 "정신적인 독립뿐 아니라 경제적인 독립에 대해서도 존중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결국 성장한 자식의 독립을 부모가 지지하고 같이 사업을 하더라도, 법적 절차는 확실하게 지키는 것이 이런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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