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 만에 운전자 위한 SWB 선물
푸틴ㆍ김정은 운전석에 교대로 앉아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러시아제 고급차 아우루스(Aurus)를 또 선물했다. 지난 2월 선물한 첫 번째 아우르스는 측면 차대를 길게 늘인 세나트 리무진, 이번에 선물한 차는 뒷자리보다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스탠더드형 모델 ‘세나트’다.
러시아 타스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19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새로운 아우루스를 선물했다”고 밝혔다. 아우루스를 선물로 준 것은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마치고 나온 뒤 아우루스에 김 위원장을 태워 영빈관 인근을 돌았다. 이후 두 정상은 차에서 내려 통역관만 대동해 장미로 둘러싸인 정원을 걸었다.
산책 후 영빈관으로 되돌아올 때는 김 위원장이 직접 아우루스 운전대를 잡았다. 푸틴 대통령은 동승석에 앉았다.
푸틴 대통령이 선물한 아우루스 번호판에는 '7 27 1953'이 적혀 있었다. 이는 한국 전쟁 정전협정일인 1953년 7월 27일로 보인다. 북한에서는 전승절로 선전하며 기념하는 날이다.
푸틴이 선물한 아우루스는 러시아의 고급차 브랜드다. 러시아판 롤스로이스라고도 불린다. 특히 고급 세단인 아우루스 세나트 리무진은 푸틴 대통령의 의전차로 활용 중이다.
지난 2월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선물한 첫 번째 아우르스는 측면 차대(B필러)를 길게 늘인 아우루스 세나트 리무진이다. 총탄뿐 아니라 폭발물과 수류탄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VR10 등급의 방탄 최고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방탄 기준은 VR1에서 VR10까지 구분된다.
이번 방북과 함께 선물한 두 번째 아우루스는 이보다 길이가 짧은 스탠더드 휠베이스(SWB) 버전이다. 뒷자리 승객을 위한 이른바 ‘소퍼 드리븐’ 모델이 아닌, 직접 운전석에 앉은 운전자 중심의 ‘오너 드리븐’ 성격이 강하다.
두 정상이 운전대를 번갈아 잡으며 직접 운전한 것도 이런 특성을 대변한다. 아우르스 세나트는 최고출력 598마력을 내는 V8 4.4ℓ 휘발유 트윈 터보 엔진을 얹었다. 여기에 병렬식 전기모터를 추가한 하이브리드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