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주택 착공 등 경제지표 부진
뉴욕증시는 20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최근 주식시장의 강세를 이끌던 엔비디아가 이날 내림세로 전환하면서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9.90포인트(0.77%) 오른 3만9134.76에 마무리했다. S&P500지수는 13.86포인트(0.25%) 내린 5473.1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0.64포인트(0.79%) 하락한 1만7721.59에 마감했다.
전날 노예 해방을 기념하는 ‘준틴스데이’ 휴장한 후 복귀한 뉴욕증시는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최근 단일종목인 엔비디아가 증시 전체 흐름을 좌우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최근 엔비디아는 최근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을 견인해왔다. 하지만 이날 엔비디아의 주가가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인 이후 오후 들어 하락세로 전환하자 나스닥과 S&P500지수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다만 다우지수는 에너지주 강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이날 엔비디아의 주가는 전장 대비 3.54% 하락한 130.78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주가 급락으로 회사의 시가총액은 3조2170억 달러를 기록해 마이크로소프트(MS·3조3130억 달러)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야후 파이낸스는 최근 주가 급등세 이후 투자자들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160% 넘게 뛰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부 종목의 등락에 지수 전반의 희비가 엇갈리는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파이낸셜 인핸스먼트 그룹의 앤드류 트레셔는 “이날 매도세가 시장에 유입됐고, 강세장이 칼날 위에서 춤을 췄다”면서 “이제 모든 것이 거의 엔비디아와 애플에 달려있다. 시장이 무너지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경기둔화를 시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5일로 마감한 주간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총 23만8000건으로 전주 대비 5000건 감소했다. 전주 대비 감소하긴 했지만,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3만5000건)를 웃도는 것이다. 실업수당을 받는 사람 수를 나타내는 실업수당 연속 청구 건수는 8일 기준 182만 명으로 7주 연속 증가했다.
5월 신규주택 착공 건수는 계절 조정 연율 기준 전월 대비 5.5% 감소한 127만7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37만 건을 밑도는 것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종목별로 보면 그간 엔비디아와 동반 강세를 보였던 종목들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시총 1조 달러 클럽 후보로 거론되던 브로드컴은 3%대 하락했다. 퀄컴은 5% 넘게 떨어졌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6%대 하락세를 보였다.
델 테크놀로지스와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에 슈퍼컴퓨터를 납품하게 된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장중 상승 폭을 키웠으나 장 후반에는 소폭 반락했다.
미국 달러화는 주요 통화대비 강세를 보였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38% 오른 105.66을 나타냈다.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장기금리의 지표가 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4.26%로 전장 대비 4bp(1bp=0.01%포인트) 올랐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3bp 오른 4.74%를 기록했다.
닐 카시카리 미네아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국 물가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2%까지 진정되려면 1~2년은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해 금리 인하에 신중한 견해를 보였다.
주요 가상자산(가상화폐)은 혼조세를 보였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21일 오전 7시 5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0.13% 오른 6만4961.13달러를 나타냈다. 시총 2위 이더리움은 24시간 전 대비 1.33% 하락한 3515.15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