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WGBI 편입 기대감…정량·정성적 기준 모두 충족"
원화 거래 규정 완화 등 규제 개선 예정
유로클리어, 클리어스트림 등 국제예탁결제기구(ICSD)를 통한 국채통합계좌 시스템이 곧 열린다. 이를 통해 우리 채권 시장에 대한 외국인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7일부터 ICSD와 연계된 국채통합계좌 시스템이 개통된다. 국채통합계좌는 ICSD가 상대국에 개설하는 계좌로, 외국인 투자자는 해당 계좌를 통해 간편하게 한국 국채를 매매할 수 있다.
앞서 2022년 예탁결제원은 기획재정부와 함께 ICSD인 유로클리어(벨기에), 클리어스트림(룩셈부르크)과 국채통합계좌 구축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시스템 개통을 추진해왔다.
예탁원은 2009년에도 WGBI 편입 추진 계획의 일환으로 국채통합계좌를 운영한 바 있으나 당시 정부의 외국인 국채투자 비과세 조치 철회로 15개월 만에 중단됐다.
그러나 2022년 정부가 외국인 국채투자 비과세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국채통합계좌 시스템 운영 재개에 다시 힘이 실렸다. 새로운 시스템에서는 외국인간 거래 지원에 그친 바 있던 과거와 달리, 외국인과 국내기관 간 거래도 지원하도록 개선됐다.
해외 기관의 관심도 작지 않다. 11일 유로클리어는 ‘한국의 국채시장 탐색’을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주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곽상현 기재부 국채과장이 연사로 나서 한국 국채 시장과 국채통합계좌 시스템을 소개하는 한편 WGBI 편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도 국채통합계좌 개통 이후 9월 WGBI 편입을 기대하고 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채통합계좌 개설 및 외환시장 연장 정책을 통해 외국인의 한국 국채시장 접근성이 개선됐다고 평가된다면 9월 편입을 기대해볼 수 있다”며 “9월 편입이 무산되더라도 이미 한국 국채는 FTSE 러셀이 요구한 정량적, 정성적 조건들을 충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채통합계좌 시스템 개통 이후에도 제도 개선 등 과제가 남아있다. 기재부와 예탁원은 내주 중 국채통합계좌 관련 규정 개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원화 거래 규제 완화가 골자다.
이는 11일 유로클리어 주최 온라인 세미나에서도 지적된 사항이다. 프랭크 슬래스몰른 유로클리어 글로벌 자본시장 이사는 “현재는 원화로의 장부상 이체가 불가능하나 향후 개선을 위해 기재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존 규정에 따라 원화 거래를 하다 보면 불편함이 있다고 해 관련 규정을 개정해 원화 규제를 완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