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데뷔 17년 만에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다.
양희영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서매미시의 사할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올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104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7이븐파 72타를 쳐 4라운드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우승했다.
2008년 LPGA투어에 데뷔한 만 34세 양희영이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양희은은 2012년과 2015년 US여자오픈 준우승 두 번을 포함해 메이저대회에서 21번이나 메이저대회 톱10에 진입했지만,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이번 우승은 지난해 11월 투어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 7개월 만이다. 이로써 양희영은 LPGA투어 통산 6승 고지에 올랐다.
우승 상금 156만 달러(약 21억6996만 원)를 받아 상금 랭킹 92위에서 3위로 수직 상승했다.
특히 이번 우승으로 파리 올림픽 출전까지 예약했다. 파리 올림픽 여자 골프 출전권은 25일 자 여자 골프 주간 세계 랭킹으로 확정된다. 이날 발표되는 랭킹 15위 이내에 들면 국가당 4명까지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양희영은 현재 25위에서 껑충 뛰어 15위 이내 진입이 유력하다. 현재 15위 이내 한국 선수는 고진영(7위)과 김효주(12위) 둘뿐이다.
양희영은 시즌 개막전 이후 이번 대회 전까지 11개 대회에서 톱10 진입 없이 컷 탈락만 5차례 하는 등 부진했다. 특히 US여자오픈과 마이어 클래식 등 최근 2차례 대회에서 모두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나 양희영은 이번 대회 2라운드부터 공동 선두를 달리며 리더보드 상단을 지켰고, 이날 메이저 대회 부담에도 내내 선두에 섰다. 이번 대회에서 나흘 동안 한 번도 오버파 스코어를 적어내지 않은 선수는 양희영과 앨리 유잉(미국) 둘 뿐이다.
우승 후 양희영은 "지금 할 말을 잃었다. 우리 팀이 모두 열심히 했다. 그것에 매우 감사하다"며 "4라운드 모두 힘들었지만, 내가 준비한 것을 믿었고 일주일 내내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항상 메이저대회 우승을 원했고 몇 차례는 가까이 갔다. 오랜 시간 투어에서 지내면서 은퇴하기 전에 내가 메이저대회 우승할 수 있을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메이저대회 우승을 하게 돼 매우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