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늦으면 30엔 추가”...일본 물가·인건비 상승에 ‘심야 할증제’ 도입

입력 2024-06-2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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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시간에 약 10%씩 가격 인상
셀프 계산대 등으로 인건비 낮춰

▲늦은 저녁 일본 도쿄 시부야 거리에서 사람들이 걸어다니고 있다. 도쿄/AP뉴시스
물가와 인건비 상승으로 경영 위기를 맞은 일본 외식업계가 ‘심야 할증제’로 살길을 찾고 있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4시간 영업하는 일본 외식업체들이 인건비 확보를 위해 저녁 시간대 할증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에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규동(소고기덮밥)체인 스키야는 평일 저녁 10시가 되면 규동 세트 가격이 460엔으로 인상된다. 불과 30분 전까지만 해도 430엔(약 4000원)이었던 규동 가격이 오른 것은 ‘심야 할증제’ 때문이다. 스키야를 운영하는 일본 1위 외식 업체 젠쇼홀딩스는 올해 4월부터 오후 10시~다음날 오전 5시까지 규동 가격을 일률적으로 7% 인상했다. 지난달에는 돈가스 전문점 가츠야에도 심야 할증 가격을 적용했다.

일본 규동 체인 대기업 마쓰야푸드홀딩스도 지난달 전체 매장의 10%에 해당하는 약 100개 매장에 심야 할증제를 시행했다. 약 절반 정도의 점포는 7%, 나머지는 10%로 가격을 올렸다. 회사 측은 시범 도입이라고 했지만, “영향을 고려해 대상 점포 확대를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내 가장 많은 규동 체인 ‘요시노야’를 운영하는 요시노야홀딩스도 “현재로서는 심야 할증 도입 계획이 없지만, 연구는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닛케이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체의 74.5%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인력 부족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급여 등 처우 개선’이 62.8%를 차지했다. 젠쇼홀딩스는 심야 할증제의 목적을 “인건비 등 원재룟값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심야 요금을 도입해 직원 처우를 개선하고 심야 영업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극심한 저출생·고령화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에서는 외식업체들의 개점도 어렵다. 닛케이에 따르면 지난해 인력 부족으로 개점을 포기한 기업은 13%다. 원인으로 원재룟값 상승이 64.1%, 인력 부족이 60.9%에 해당했다. 이에 요시노야홀딩스는 매장 면적을 기존의 절반으로 줄인 포장 전문점을 개점 기준으로 삼고 있다.

지속적인 인력난이 외식문화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체들은 무인 계산대 등 인력을 줄일 수 있는 설비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일본 패밀리레스토랑 체인 기업 스카이락홀딩스는 올해 상반기까지 전체 매장의 약 80%에 무인 계산대를 도입했고, 사이제리야도 QR코드 주문 방식을 전 매장에 도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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