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권(입주권) 거래가 석 달 만에 2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상승 등으로 분양가가 고공행진하고 신규 공급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대안으로 분양권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는 국토교통부의 전국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거래량을 조사한 결과 올해 1분기 1만1783건으로 전 분기 9347건보다 26%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는 15.4% 늘었다.
1분기 분양권 거래가 가장 많았던 곳은 경기도로 1647건을 기록했다. 경북은 전 분기보다 65.9% 증가한 1613건으로 뒤를 이었다. 충남(1605건)과 경남(1353건)도 1000건 이상의 거래량을 나타냈다. 수도권은 총 2452건, 지방은 9331건의 거래가 있었다.
수도권의 분양권 거래 비중이 낮은 것은 양도차액이 큰 영향으로 보인다. 양도소득세율은 보유 기간 1년 미만 70%, 그 이상은 60%다. 분양권 전매의 공급원 역할을 하는 신축 분양진도율이 낮은 것도 한몫했다.
서울의 분양 진도율(6월 16일 기준)은 13%, 인천은 27%에 불과하다. 서울은 연내 4만3251가구, 인천은 2만8004가구가 분양 계획돼 있는데 현재 5767가구, 7594가구가 분양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저가 분양권 거래는 줄고 고가 거래는 늘었다. 5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은 2023년 71.29%였는데 올해는 63.25%로 8.04%p 축소됐다. 5억 원 초과 거래는 28.71%에서 36.75%로 확대됐다.
최고가 수준인 12억 원 초과 15억 원 이하는 0.54%에서 0.65%, 15억 원 초과~20억 원 이하 거래는 0.27%에서 0.32%, 20억 원 초과 거래는 0.29%에서 0.33%로 상승했다. 연초 회복세를 보이는 집값 흐름과 높은 신축 분양가가 분양권 거래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분양권 거래가 주택시장 회복의 영향으로 다소 개선됐지만 10만여 건을 넘겼던 2020년과 같은 활황을 재현하기에는 아직 미진한 모습"이라며 "차익기대가 큰 인기 지역 위주로 거래가 쏠리거나 높은 분양권 양도세 부담으로 거래 확대가 제한적인 만큼 보수적으로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