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해외주식 투자 증가·대기업 현지 투자 증가 영향
대미 대외금융자산, 8000억 돌파…2년 만에 2000억 달러 증가
대중 금융자산 2년째 감소…직접·증권투자 모두 줄어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3년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준비자산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 잔액은 1조9116억 달러로 전년말에 비해 1244억 달러 증가했다.
투자지역별로 미국에 대한 투자는 8046억 달러(42.1%)로 가장 많았다. 전년말 대비 1138억 달러 증가한 것이다. 증가폭은 2021년(1520억 달러↑)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크다. 규모 측면에서도 역시 2021년(6852억 달러)에 6000억 달러를 돌파한 이후 2022년(6907억 달러)을 거쳐 이번에 8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대미 투자를 보면 직접투자(6892억→7247억 달러), 증권투자(7395억→8576억 달러)에서 모두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의 영향으로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의 미국 내 해외공장 투자가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애리조나주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박성곤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삼성, LG가 해외 진출을 하면 공장에 따라가는 기업들이 많다”며 “반도체 단지 클러스터를 형성하는 것인데, 공급사 또는 밴더사들이 따라가 공장을 짓는다. (대기업 투자 공장이) 건설 중에 있어서 효과는 계속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이외에 EU(2528억달러, 13.2%), 동남아(2485억달러, 13.0%) 등의 순으로 대외금융자산 비중이 높았다. EU는 전년대비 103억 달러 증가한 반면 동남아는 같은 기간 40억 달러 감소했다.
중국에 대한 대외금융자산은 2년째 감소했다. 지난해 중국에 대한 대외금융자산은 1452억 달러로 전년(1543억 달러) 대비 91억 달러 감소했다. 2021년(1664억 달러) 이후 감소세를 이어갔다. 작년 대중 직접투자는 52억 달러 감소한 1010억 달러로, 증권투자는 18억 달러 줄어든 175억 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박성곤 팀장은 “대중 직접 투자는 중국의 외국인 투자 여건 악화와 주가하락에 다른 증권투자 감소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중동지역의 대외금융자산도 전년(290억 달러)보다 42억 달러 감소한 247억 달러로 나타났다. 박 팀장은 “중동에 대한 대외금융자산에 대해서는 국내은행의 중동지역에 대한 외화대출이 줄었다”며 “중동지역에서 분쟁이 있어서 회수된 것으로 추정하는데, 중동지역의 직접적인 대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작년 말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투자) 잔액은 1조5214억 달러로 전년말에 비해 1116억 달러 증가했다. 투자지역별로는 미국이 3714억 달러(비중 24.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동남아(3295억 달러, 21.7%), EU(2460억 달러, 16.2%)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