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운산업개발 "사실 및 진실 다르다"
검찰이 해상풍력 개발업체 명운산업개발을 배임 등 혐의로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명운산업개발은 자회사인 낙월블루하트에 땅을 비싸게 빌려주고 과다한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 등으로 검찰에 고발됐다. 고발 주체는 한국해상그리드산업협회다. 낙월블루하트는 영광낙월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는 최근 명운산업개발 사건을 배당받은 뒤, 조사과에 사건 조사를 지휘했다.
해당 부서는 명운산업개발 배임 혐의와 관련해 고발인 등 사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 관련 자료를 확보한 뒤 피의자 조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명운산업개발은 낙월블루하트에 토지를 비싼 값에 빌리게 해 업무상 배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됐다. 명운산업개발은 낙월블루하트의 지분 71.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전자공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낙월블루하트는 2022년 명운산업개발로부터 토지를 빌리는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낙월블루하트는 감사보고서에 “영광 낙월 해상풍력발전사업과 관련해 전라남도 영광군 홍농읍 소재 토지에 대하여 지배기업인 명운산업개발과 30년 임차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며 “계약 기간 전체에 대한 임차료 345억 원을 모두 선급했으며, 이를 장기 선급 비용으로 계상하고 기간 경과에 따라 상각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이 필지는 명운산업개발이 2019년과 2020년, 세 차례에 나눠 사들인 땅이다. 땅 매입에 들어간 돈은 3억 원, 5억 원, 1억4000만 원 등 총 9억4000만 원이다.
명운산업개발은 이 토지를 2022년 낙월블루하트에 임대료 345억 원을 받고 30년 기간 임차 계약을 맺었다. 9억4000만 원에 산 땅을 30년 기간으로 345억 원에 빌려준 것이다.
그런데 명운산업개발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듬해인 2023년 6월 이 땅을 낙월블루하트에 매각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거래가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해당 토지의 시가를 먼저 따져봐야겠지만, 만약 해당 땅의 가치가 10억 원밖에 되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자회사와 345억 원의 임대 계약을 맺었다면 배임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땅의 소유주는 명운산업개발에서 낙월블루하트로 바뀌었기 때문에 기존의 30년 임차 계약은 없어진다. 다만, 낙월블루하트가 명운산업개발 임대료 명목으로 지급한 345억 원을 돌려받는 문제는 더 따져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명운산업개발은 가장납입 등 상법 위반과 사기 미수 등의 혐의로도 고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납입은 주금이 납입되지 않았음에도 납입금을 회사 재산상 보유한 것처럼 가장해 회사를 설립하는 행위다.
혐의 내용에 대해 명운산업개발은 “낙월 해상풍력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자본금 조정과정이나 임대차와 관련된 사항에 대한 일부 의혹은 전체 사실 및 진실과 다르다”라며 “현재 관련 사항들은 검찰에서 피고발인 조사 과정에 있으며, 해당 사안들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하고 있는 단계로 관계 당국의 조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상세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점 양해 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명운산업개발 산하 특수목적법인 '낙월블루하트'는 현재 전남 영광군 낙월면 안마도와 송이도 일원 공유 수면에 364.8㎿급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진행 중이다. 단일 해상풍력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로 지난 2월 남부발전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