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연일 안전 ‘흔들’…궤도모터카 리튬배터리→디젤 엔진 변경

입력 2024-07-08 14:22수정 2024-07-0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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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선 대치역 리튬 배터리로 화재
모터카 전량에 ‘D형 소화기’ 배치
마을버스·택시 등에도 안전대책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도곡역∼대치역 구간 하행선 선로에 있는 특수차 배터리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지하철에서 연이어 화재가 발생하고 연기가 유입되는 등 사고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리튬배터리 장착 궤도 모터카를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디젤 엔진 방식으로 변경하는 등 교통 분야 안전 관리 대책 수립에 나섰다.

8일 서울교통공사의 ‘2023년 안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하철에서는 총 17건의 철도 사고와 운행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형별 발생 건수를 살펴보면 철도교통사고 1건(충돌사고), 철도안전사고 2건(철도화재사고), 운행 장애 7건(운행지연 5건·무정차통과 2건)이었다.

지난해 철도사고·운행 장애 발생 건수는 5년 전인 2019년(7건)과 비교했을 때 2.5배 가량 늘어났다. 최근 5년간 철도사고·운행 장애 발생 건수는 2019년 7건에서 2020년 10건, 2021년에는 21건을 기록했다. 2022년과 2023년은 17건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3호선 대치역 화재, 9호선 흑석역 연기 발생 등 사건·사고가 발생하며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달 1일 발생한 3호선 대치역 화재는 선로를 이동 중이던 궤도 작업용 모터카 내부에 장착된 리튬 배터리에서 불이 나면서 발생했다. 특히 경기도 화성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만큼 배터리로 인한 지하철 화재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서울교통공사 내 안전보고서에 기록된 2017~2023년 철도사고·운행장애 발생현황. (자료제공=서울교통공사)

리튬배터리 장착 모터카 디젤 엔진으로 변경…“안전 강화”

▲서울 전기버스를 대상으로 소방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자료제공=서울시)

서울시는 리튬배터리를 장착한 지하철, 버스, 택시, 개인형 이동장치(PM) 등과 관련해 ‘리튬배터리 화재 관련 교통 분야 안전관리 및 사고 예방 대책’을 발표했다. 현재 서울 지하철역사 내 리튬배터리 장착 모터카는 34개, 전동차는 484대로 나타났다. 전기 시내버스는 1402대, 전기 마을버스 302대, 전기 택시 6793대다.

시는 최근 화재가 발생한 리튬배터리 장착 궤도 모터카 34대에 대해선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디젤 엔진 방식으로 변경해 운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D형 소화기’를 운영 모터카 전량에 배치해 화재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다.

내년 3월까지 리튬배터리 장착 전동차 484대에는 배터리함 내부 온도를 감지해 발열 시 전용 소화액을 배출하는 소방시설 등을 확대한다. 전동차 장착 리튬배터리는 초기 기동과 비상시 전원 공급용으로만 사용돼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적고 화재가 발생한 적은 없지만, 불시에 발생할 수 있는 화재에 대비하기 위해 비상 대응력을 높이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내년 연말까지 ‘리튬배터리 화재 대응 매뉴얼’을 제작해 시설 및 관계자와 공유하고, 철도 차량용 배터리 기술 기준 제정 등 정부에 제도개선을 지속해서 요청한다.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확보된 배터리 형식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아울러 시는 전기 시내버스와 마을버스에도 D형 소화기를 비치하고 운수 회사별 전기안전관리자를 선임해 안전운행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전기 택시 운전기사에게는 차량 화재 예방 및 현장 대처 교육을 시행하고, 킥보드 등 PM과 관련해서는 PM 대여업체의 기기 보관창고와 충전장 등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나선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최근 지속적으로 발생한 리튬배터리 화재로 인해 시민들이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대중교통 시설 사전 점검 강화를 통해 화재를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조기 진화를 위한 대응방안까지 촘촘하게 마련해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더욱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한 서울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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