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에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이사는 8일 홍명보 울산 HD 감독의 대표팀 감독직 선임 브리핑에서 "먼저 시즌 중임에도 어려운 결정을 내려 준 울산 구단에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다. 울산 팬들에게 사과와 죄송의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 울산 구단을 계속 응원하겠다"고 울산 구단과 팬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홍 감독을 선임한 이유로 이 이사는 "다른 두 분의 외국인 감독도 확고한 전술 철학과 경험이 있었지만 대표팀과 맞는지 계속해서 의문이 들었다"며 "빌드업으로 미래를 향해 가고 있는 한국축구의 기술철학과 홍 감독의 과거 대표팀 경력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했을 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과 부임 시기에 대한 질문에는 "홍 감독은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맡는다"며 "부임 시기는 울산이 원하는 계획대로 협회와 의논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울산을 계속 이끄는 건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홍 감독을 선임하게 된 타임라인을 묻자 이 이사는 "최종 후보 미팅을 마치고 5일에 돌아와 밤에 홍 감독을 만났다. 내부적으로 내린 홍 감독에 대한 평가와 왜 본인이 한국 대표팀을 위해 헌신해야 하는지 설명했고 몇 차례나 부탁했다"며 "다음 날 오전에 홍 감독에게 수락 전화를 받았고 토요일부터 울산 HD 김광국 대표에게 간곡한 부탁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외국인 감독으로 방향을 잡다 갑자기 홍 감독이 선임된 것에 대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쳤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 이사는 "절차대로라면 제가 결정을 한 뒤 전력강화위원회를 소집해서 미팅해야 한다"며 "하지만 이 과정을 거치면 언론이나 외부에 유출될 게 두려웠고 그래서 개별적으로 연락을 돌려 최종 동의를 구했다. 협회 법무팀의 조언을 받았고 문제없다는 법률 검토도 거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울산 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홍 감독은 지속적으로 대표팀 감독 자리에 대해 거절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5일 광주FC와의 경기 전 인터뷰에서도 홍 감독은 "내 입장에서 이 이사를 특별히 만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이사의 브리핑에 따르면 둘은 이날 경기가 끝난 후 밤에 만났다. 울산 팬들로선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