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가속기 등 TSMC 반도체 수요 늘어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음 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가에서 잇따라 TSMC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증권거래소(TWSE)에서 TSMC 주가는 장중 한때 4.5%까지 급등한 1050대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고 나서 전 거래일 대비 2.99% 급등한 1035대만달러로 마감했다. 주가는 올해 들어 75% 폭등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TSMC가 다음 주 실적 발표에서 연간 매출 전망치를 높이고 웨이퍼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목표주가를 약 9% 올렸다. 웨이퍼는 반도체 집적 회로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실리콘 기반의 원판이다.
모건스탠리의 찰리 챈 애널리스트는 전날 메모에서 "TSMC의 '굶주린(hunger) 마케팅' 전략이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최근 공급망 점검에 따르면 TSMC는 내년부터 첨단 반도체 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며 고객에게 TSMC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면 충분한 반도체를 할당받지 못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고쿨 하리하란 애널리스트도 TSMC가 실적 발표에서 수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전날 “우리는 TSMC가 AI 가속기 수요에 대해 더욱 건설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AI 가속기는 인공지능(AI) 연산을 가속하기 위한 전용 하드웨어 장치다.
모건스탠리와 JP모건 이외에도 일본의 노무라증권, 미즈호증권 등 여러 증권사가 TSMC의 2분기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애플과 엔비디아가 사용하는 TSMC의 칩은 2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6%의 매출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2022년 마지막 분기 이후 가장 빠른 성장 속도다.
증권가의 낙관론에 힘입어 TSMC 주가는 대만증권거래소에서 약 31달러(약 4만3000원)를 넘어섰다. 미국예탁증권(ADR) 기준 TSMC의 시가총액은 현재 9500억 달러 이상으로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를 제치고 세계 8위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