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학 전 아동 대상 원어민 강사와 주 1회 수업
올해부터 만 4·5세 반 아이들까지 확대해 운영
나이스 투 미츄(Nice to meet you).
3일 서울 송파구 라온몬테소리어린이집 슬기반(만 4세 반)에서 진행된 원어민 영어교실 수업에서는 12명의 아이들이 영어로 대답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렸다. ‘2024 파리올림픽’을 주제로 원어민 선생님 주도하에 진행된 ‘송파구 원어민 영어교실’ 수업은 오로지 영어로만 진행됐다.
수업 참관에 나선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올림픽 메달을 걸어주며 “나이스 투 미츄(Nice to meet you)”라고 인사를 건넸다. 송주이(6) 양은 씩씩한 목소리로 “헬로 미스터 메이어(Hello, Mr. Mayor)”라고 답했다.
송파구는 지난해 4월부터 관내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대상으로 ‘원어민 영어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송파구 내 학생 수는 6만7000여 명으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많지만, 취학 전 아동의 영어교육은 대다수가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구는 이를 고려해 평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고자 서울시 최초로 취학 전 아동을 위한 ‘원어민 영어교실’을 만들게 됐다.
원어민 영어교실은 관내 국공립‧민간어린이집과 공‧사립유치원에 원어민 선생님을 파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원어민 선생님이 수업 내내 영어로만 아이들과 소통하며, 한국인 보조강사 1명도 함께 수업 진행을 돕는다. 구는 기존 만 5세반을 대상으로 운영했던 원어민 영어교실을 올해 4월부터는 만 4세반·5세반까지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대상은 관내 국공립‧민간어린이집 82곳(159개반)과 공‧사립유치원 43곳(140개반)으로 총 125곳이다.
이날 방문한 라온몬테소리어린이집 슬기반에서는 이리나 자브로스카야 원어민 선생님의 주도로 약 30분가량의 원어민 영어교실 수업이 진행됐다. 슬기반 아이들은 올해 4월부터 주 1회 30분씩마다 원어민 선생님을 만나며 영어에 대한 흥미를 높여가고 있다. 수업은 기초적인 영어 단어 학습과 더불어 영어 노래, 율동 등 놀이형 활동으로 이뤄진다.
이리나 선생님이 파리올림픽 출전 종목을 알아보자며 그림카드를 하나하나 가리키자 아이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싸커(Soccer)’, ‘스위밍(Swimming)’, ‘러닝(Running)’이라고 외쳤다. 서 구청장이 아이들에게 “재밌어요? 다 알아듣는 건가요?”라고 묻자 한 아이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익숙한 듯 율동을 따라 했다.
원어민 영어교실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유치원과 학부모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슬기반 담임선생님은 “4월부터 꾸준하게 일주일에 한 번씩 원어민 영어교실을 들을 수 있고, 오로지 영어로만 수업을 진행하셔서 학부모들에게 반응이 좋다”라며 “아이들도 원어민 영어교실 수업에는 영어만 사용해야 한다는 걸 인지하고 있어 교육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구가 원어민 영어교실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 유치원은 94.6%, 학부모는 99%, 어린이집 및 학부모 만족도는 4.6(5점 만점)으로 높은 호응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치원 대상 현장점검에서도 ‘강사의 질이 향상돼 좋았다’, ‘연령에 적합한 교육이 이뤄진다’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올해 구는 지난해 원어민 영어교실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권역별 강사 배정 △연령대별 수업 시간 운영 △놀이형 수업 위한 교구 보강 △가정과 학습연계 위한 워크북 제공 △거점 오피스 운영 통한 현장 의견 대응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또한 직장어린이집 학부모들의 교육 지원 요청이 지속함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직장어린이집 대상 원어민 영어교실도 운영할 계획이다.
서 구청장은 “원어민 영어교실 확대 운영을 통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아이들의 영어 학습과 올바른 성장을 지원하는 등 송파구만의 교육정책을 펼쳐 ‘아이 키우기 좋은 송파’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