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대학, 女과기인 지원 전문위 설치·관리직 비율도 높여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공연구기관, 국·공립대학에서 여성과학기술인 담당관 업무를 지원 및 점검하는 전문위원회 및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는 시행령을 마련한다. 1월 개정된 여성과학기술인 지원법에 대한 후속 조치다.
과기정통부는 8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재입법예고했다. 여성과학기술인 담당관은 여성과학기술인이 30명 이상인 공공연구기관 및 국공립대학에서 여성과학기술인의 채용촉진과 지위향상을 위한 업무를 수행한다. 2023년 기준 147개 공공기관 및 대학이 담당관을 두고 있다.
전문위원회는 담당관의 업무지원 및 점검 역할을 맡는다. 시행령에 따르면 위원회는 공공기관장이 채용 촉진, 지위 향상, 일·생활 균형 연구문화 환경 조성 등의 분야로 구분돼 설치할 수 있고, 각각 위원장 1명을 포함한 10명 이내의 외부 전문가 위원으로 구성된다.
아울러 시행령에는 이공계 여성과학기술인 진출 확대를 위해 기존의 채용, 재직, 직급 목표 비율에 보직(관리직) 목표 비율을 추가됐다. 공공기관이 여성 과학인 채용을 늘려야 할 뿐 아니라 여성 관리직 채용에도 목표를 두도록 설정한 것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기관마다 여성 채용, 재직 비율이 다 다르기 때문에, 목표 비율을 일률적으로 정하기는 힘들다"면서 "채용이나 승진 등에서 기관의 현실에 맞게 목표치를 상향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 시행령에는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지원사업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 △한국여성과학기술인 지역센터 설치 조항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 등 유사명칭 사용시 과태료 부과 기준을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는 2002년부터 여성과기인법을 제정하고 여성과학기술인 양성 및 지원에 힘써왔다. 최근에는 이공계 인력 부족 대응 방안 중 하나로 여성 과학기술인 육성이 거론되고 있다. 그 결과 여성과학자 규모는 꾸준히 늘었지만, 관리자 비율은 여전히 낮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국내 여성과학자 규모가 1만2732명 늘었고, 지난 10년간 공학계열 성별 격차는 10.2% 감소했다. 하지만 2022년 기준 과학기술분야 보직(관리직) 여성 비율은 12.5%, 여성 연구과제책임자 비율은 11.9%에 불과했다.
WISET은 중소민간(연) 여성과학기술인력 활용 실태 시범조사 보고서에서 "숙련, 상위직급 여성 과학기술인력이 부족한 원인을 진입환경과 경력단절 두가지 측면에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여성 과학기술인력의 경력단절(특히 가족 돌봄 요인으로 인한) 방지를 위한 정책들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