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조: 워더링 웨이브(이하 명조)'는 2020년 호요버스의 최고 히트작 '원신'에 도전하는 쿠로게임즈의 야심 찬 '오픈월드 액션 RPG(ARPG)'인데요.
서브컬쳐에 그다지 관심이 없음에도 최근 출시된 원신의 개발사 호요버스의 '젠레스 존 제로'가 사전 다운로드 4700만 회를 기록한 걸 비롯해 '명조' 또한 출시 한 달 만에 매출 900억 원을 달성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흥미가 생겨났는데요.
평소 엘더 스크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디아블로, 갓 오브 워, 레드 데드 리뎀션2와 같은 '남자 냄새'만 풍기는 게임만 접한 기자에게 새로운 자극을 안겨줄 수 있을까요?
'명조'는 당당하게 '중국풍' 오픈월드 ARPG를 지향하고 있는데요.(초반 스토리부터 이해가 안 되는 현상에 당황하지 마세요.) 저는 일단 미소녀 게임을 시작한 만큼 국룰인 '여캐'를 선택하도록 하겠습니다.
명조의 세계관(혹은 고유명사)은 게임 자체를 많이 해보지 않은 유저에게는 어려울 수 있겠습니다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어디서나 봤던 꽤 어두운 근 미래의 '디스토피아' 세상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엘든 링+호라이즌 시리즈'라고 생각하면서 플레이했는데요. 엘든 링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와 보스전, 호라이즌에서 느낄 수 있는 '메카닉' 감성이 두드러졌으니 말이죠. (비교작 원신은 '젤다의 전설+디아블로' 느낌)
어쨌거나 명조에서는 청각과 후각의 개념을 빌린 고유명사들을 많이 사용하는 만큼, 어느 정도 빌려서 이해하면 편한데요. 전체적인 내용을 "'빛바랜'…아니, 방랑자라는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멸망 위기의 세계를 구원하라" 정도로 이해하고 플레이했죠.
고난도(?)의 스토리와는 다르게 플레이 방식은 오픈월드 게임을 자주 해본 유저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는데요. 목적 없이 월드를 떠돌아다니면서 메인 퀘스트도 해주고, 레벨링이 필요하면 사이드 퀘스트도 돌고…채집도 하고, 숨겨진 아이템과 던전도 찾아다니는 방식입니다.
이런 부분들을 콘솔 게임 못지않게 구현해 놨다는 부분에 매우 놀랐는데요. 하나 더 놀란 것은 '이동의 자유'였습니다. 명조는 여타 오픈월드보다 더 높은 이동 자유도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제한된 스태미나를 소모해 빠르게 달리거나 수영을 할 수 있고, 글라이더로 높은 곳에서 천천히 안전하게 멀리까지 활공할 수 있죠. 여기에 더해 중국풍 게임 특유의 '무협' 요소가 가미된 탓인지 절벽을 오를 때 축지법을 쓰듯 빠르게 올라가더군요.
이 게임에서 가장 뛰어난 점은 바로 액션입니다. 적의 공격에 맞춰 정확히 회피 행동에 성공하면 회피가 발동돼 일정 시간 동안 피해 면역 효과와 함께 추가 공격 기회를 얻습니다. 또 특정 공격에 맞춰 정확히 공격하면 적의 공격을 중단시키는 패링이 발동하고 적을 그로기 상태로 만들 수도 있죠. 지형지물이나 보스 캐릭터마다 공략법도 있으니 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전투의 주축이 되는 캐릭터는 최대 3명까지 한 파티로 편성할 수 있으며, 전투 중 캐릭터를 교체하며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체력 바 상단의 '협주 에너지'를 충분히 쌓은 상황이라면 캐릭터 교체 시 퇴장 캐릭터는 반주 스킬, 출전 캐릭터는 변주 스킬을 사용해 적에게 추가 피해를 주거나 아군에게 유리한 버프를 걸 수 있기 때문인데요.
육성 Tip
명조도 여타 ARPG 모바일과 마찬가지로 3개의 캐릭터로 조합을 꾸려 육성해야 하는데요. 캐릭터별로 메인 딜러-서브 딜러-서포터의 역할이 있으며 '오픈월드' 특성상 캐릭터 레벨링이 선행돼야 하는 탓에 초반부터 주력 파티를 설정한 뒤 경험치를 몰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메인 딜러: 기염-앙코-카카루 中 택 1
서브 딜러: 방랑자(인멸 특성)-알토-모르테피 中 택 1
서포터(힐러) : 벨리나-설지-감심 中 택 1
예를 들어 30초간 버프를 걸어주는 서포터를 먼저 사용한 뒤, 서브 딜러로 딜을 넣으면서 15초 추가 버프를 건 뒤, 메인 딜러로 마무리할 수도 있죠. 물론 힐러로 체력을 채울 수도 있습니다. 또한, 사냥한 몬스터의 스킬을 캐릭터가 사용할 수 있는데요. 이를 '에코'라 부르며 이 스킬 또한 레벨링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로 사냥이 가능한 명조에서는 타이밍과 조합, 컨트롤을 모두 골고루 사용해야만 하죠. 이런 섬세한 컨트롤이 필요한 탓에 일부 유저들은 모바일보다는 PC에서의 플레이를 선호하곤 합니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니 어느새 1막 7장까지 도달했습니다. 사실 초반부 난해했던 스토리는 전개될수록 이해하기 편한데요. 마치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대격변'부터 시작하는 케이스로 봐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결국 생존과 동료·가족에 대한 일반적인 스토리로 전개되죠. 꾸준히 플레이하게 된다면 스토리를 알아가는 재미도 보장합니다.
이전까지 주요 보스로 '스카', '조립식 로봇'이 스테이지 보스로 나오고, 1막 6장의 '크라운 리스'가 중간 보스로 나오는데요. 메인 딜러와 서브 딜러를 40레벨까지 무럭무럭 키워준다면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3페이즈에서 광역 공격은 아프더군요.)
명조는 나름대로 스토리 기반의 게임인 만큼, 최종 일정 레벨링이 돼야만 퀘스트 수행이 가능한데요. 오리지널 스토리의 최종장인 7막부터는 '레벨'을 뜻하는 '연각 경험치'가 21이 돼야만 진행 가능한 탓에 서브 퀘스트도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합니다. 서브퀘스트를 통해 연각 경험치와 진귀한 에코나 여러 아이템을 얻을 수 있죠. 레벨업을 하다 보면 캐릭터 레벨에 맞춰 전체 맵의 밸런스가 조정돼 모험하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월드에 여기저기 배치된 소형 텔레포트(비콘)을 활성화하면 지도에서 해당 비콘을 선택하는 것으로 빠르게 순간 이동할 수 있고, 도시같이 주요 장소에 배치된 중추 비콘을 활성화하면 순간 이동 기능뿐만 아니라 주변 지도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맵이 정말 넓은데요. 한 가지 아쉬운 건 고정 탈 것의 부재입니다. 다만 초반부터 탈 것이 없어 아쉬웠는데요. 초반 탈것을 얻는 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알토(공명자) - 고유 스킬이 이동기로, 필드 탐사에 적합
2. 지옥불 기사(에코) - '귀허항시' 필드에서 보스 레이드 성공 시 획득 가능
3. 음험한 백로(에코) - 북쪽 고지대 탐사 시 획득 가능
필드를 도는 것만으로도 모험 욕구가 불타오르고, 스토리를 깨면서 나오는 퍼즐도 오픈월드 특유의 감성을 제대로 살리며 재미를 극대화했습니다. 캐릭터 대사 더빙이나 인터페이스 역시 군더더기 없군요.
설정도 흥미롭고 액션도 만족스럽지만, 역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캐릭터 모델의 완성도입니다. 모든 캐릭터마다 섬세하게 디자인돼 있는 데다 전투 시 모션, 공명 해방 사용 시 등장하는 컷신까지 모든 부분에서 손뼉을 쳐주고 싶습니다.
과금 요소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데요. '나혼렙'과 같이 스토리 기반의 게임이다 보니, 우선 주어진 캐릭터를 위주로 육성하는 게 중요합니다. 아이템이나 캐릭터 레벨업 방식도 나혼렙과 유사해, 크게 과금하지 않고서도 즐길 수 있었죠. 리뷰를 핑계로 일하면서 플레이를 하다 어느새 연각 레벨 17까지 도달했는데요. (물론 탐험도 수치까지 다 올리려면 한 참 더 해야 한답니다.)
최근 1.1버젼인 '승소산에서 울렸던 경칩소리'가 업데이트된 만큼 빠르게 1막의 스토리를 클리어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 줄 평: 경배하라, 중국풍 ARPG의 뉴노멀에게…긴장해라 K-모바일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