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로 인해 기업 환경과 소비자 역할 다변화·재정의”
“기업, 생태계 주도자 아닌 이용자 위한 조성자 역할”
민세훈 베인 앤드 컴퍼니 파트너는 11일 서울 드래곤시티에서 개최된 웹3 컨퍼런스 ‘쟁글 어돕션2024’에서 웹3 시대 기업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민 파트너는 “웹3를 기술 그 자체로 바라보면 과거의 어떤 기술과도 다른 고유성과 특이성 때문에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다”면서도 “이렇게 낯선 웹3는 시장 흐름으로 보면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기업과 소비자 등 산업에 참여하는 참여자들의 역학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에는 우리가 스스로를 ‘소비자’라는 고착화된 단어로 정의했었다”면서 “이제 우리는 너무 익숙하게 플랫폼 안에서 평가자이자 생산자, 또 주체적으로 가치를 배분해자는 주인으로서 역할을 다변화, 재정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시대가 고도화될수록 가치 생산의 단위가 한 사람으로 쪼게지고, 그 결과 새로운 대안 내트워크(웹3)가 등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업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민 파트너는 “기업은 이제 생태계를 조성하고, 규칙을 만들고, 참여자가 더 안정되게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다른 생태계와 연계를 활성화하는 등 이용자가 더 활동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전통 웹1, 웹2 기업에도 추가성장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웹3가 산업 질서와 구도를 완전히 뒤집을 수도 있지만, 이미 주도권을 쥐고 있던 전통 기업이 웹3를 도입,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 파트너는 “(이를 위해) 기존 세대와는 다른 관점으로 사업을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인재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면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늘 그러하듯 소위 ‘테스트 앤 런(Test and Learn)’하면서 시도하고 실패하고, 성공을 입증하는 실험을 활발하게 해야 한다”고 기업들에 제언했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민세훈 파트너에 앞서 김준우 크로스앵글 공동대표가 어돕션2024의 의미를 청중에 설명했다. 김 공동대표는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고안하고 처음 공개한 이후 15년이 지난 시점에서 아직도 우리는 ‘돈을 벌고 사업을 해야하는 우리 기업에서 이 기술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볼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며 개막식을 시작했다.
김 공동대표는 “어돕션 컨퍼런스에는 통신, 럭셔리, 유통업, 제조업 등 전통 산업의 기업들이 어떤 관점에서 웹3를 도입하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시도를 해왔는지 공유하기 위한 세션이 준비됐다”면서 “모든 기업의 모든 사례를 벤치마크한다기 보단, 산업군에서 웹3 도입의 현주소가 어디인지 등을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컨퍼런스에는 웹3 산업보다 다른 관점에서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웹1, 웹2 기업이 많이 참여한 만큼, 네트워킹과 함께 고충을 나누면서 협력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쟁글 어돕션 컨퍼런스는 한일 양국에서 각각 8일 일본 더 웨스틴 도쿄, 11일 서울 드래곤시티에서 개최됐다. 컨퍼런스에는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HM)와 도이치오토모빌그룹을 비롯한 전통기업과 넥스페이스 등 게임 기업, 엘지유플러스 등 통신 기업까지 다양한 산업분야의 기업들이 참여해 웹3 도입에 대한 고민과 노하우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