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세’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 2026년 대선 출마 예고

입력 2024-07-1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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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징역 25년 선고받았으나 지난해 석방
건강악화·실형 이력으로 정식 대선 출마로 이어질지는 불분명

▲알베르토 후지모리(가운데) 전 페루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6일(현지시간) 차남 겐지(왼쪽)와 장녀 게이코(오른쪽)와 함께 차를 타고 수도 리마 외곽의 바르바디요 교소도에서 출소하고 있다. 리마(페루)/AFP연합뉴스
알베르토 후지모리(85) 전 페루 대통령이 2026년 실시 예정인 차기 대선 출마를 계획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장녀인 게이코 후지모리(49) 페루 민중권력당 대표는 이날 엑스(X·구 트위터)에 “아버지와 논의 결과 아버지(후지모리)가 대선 후보가 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지난달 게이코가 이끄는 민중권력당에 입당 신고를 내자 페루 정계 안팎에서는 그의 차기 대선출마설이 나왔다.

다만 그가 실제로 대선후보로 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로 85세 고령인 그는 최근 건강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혀에 악성 종양이 발견됐으며, 지난달에는 방에서 넘어져 골절상을 입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과거 실형을 선고받은 전적이 있어 대선 후보가 되는 데 법적 문제가 있다고 페루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일본계인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1990년 7월부터 2000년 10월까지 10년의 재임 기간 일본 등 외국 자본 유치를 통해 페루 경제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각종 부정부패를 저질렀다. 특히 1990년대 초 좌파 반군 소탕 작전 과정에서 민간인 25명을 납치·살해한 책임이 인정돼, 2009년 징역 25년 형을 받았다.

그는 복역 중에도 건강상의 이유로 입·퇴원을 반복했으며, 그의 사면을 놓고 여러 해 정치공방이 이어졌다. 이후 지난해 12월 공식적으로 사면을 받아 완전히 석방됐다.

집권 기간 의원들에게 뇌물을 주고 ‘정적’을 불법으로 사찰한 혐의도 받았던 후지모리는 3연임 직후인 2000년 들어 잇단 부패 스캔들로 탄핵 위험이 커지자, 그해 11월 순방을 핑계로 일본으로 도주했다.

일본 국적을 포기하지 않고 이중국적 상태를 숨겨왔던 후지모리는 일본에서 팩스로 대통령직 사퇴서를 제출했지만 거부당했고, 페루 국회는 절차를 밟아 그를 탄핵했다. 아버지 집권 시절 ‘영부인’ 노릇을 했던 게이코 후지모리는 그간 세 차례 대선에 출마했지만 당선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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