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의 글로벌화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넷플릭스, 유튜브와 견줄 수 있는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이 필요하며 플랫폼 진흥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2대 국회에 바라는 OTT 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과제’ 세미나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사업자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있기는 하지만 아직 유료 구독형 비디오(SVOD) 사업자 중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을 시도한 사업자는 존재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징어게임, 킹덤 등의 흥행으로 K-콘텐츠의 경쟁력은 입증됐으나 전 세계에서 흥행하는 K-OTT는 전무한 상황이다. K-플랫폼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플랫폼 시장은 넷플릭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사업자들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 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사업자에 대한 종속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국내 사업자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콘텐츠의 경쟁력이 높아도 글로벌 유통망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넷플릭스를 통해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이 글로벌 인지도를 축적해왔다. 이 때문에 지식재산권(IP) 확보도 어려워 국내 콘테츠 투자가 선순환 구조를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오징어게임이나 안나 등 K-콘텐츠에 대한 IP를 글로벌 OTT가 가져갔는데 이때 협상력이 다 달랐을 것”이라며 “시장 자체가 유효경쟁이어야 IP에 대한 공정한 협상력이 담보되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토종 OTT를 글로벌 플랫폼으로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에 대항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노 소장은 “국내 OTT 플랫폼 통합 필요성은 코로나 전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실질적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할 수 있는 OTT 사업자가 탄생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한 글로벌화 추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합병 법인이 출범할 경우 글로벌에 진출할 수 있는 플랫폼이 등장하게 돼 콘텐츠와 플랫폼이 동반으로 글로벌 진출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수 있으며 IP 확보에 대한 유인이 높아져 내실 있는 콘텐츠 투자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병 이후 글로벌 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동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신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미디어광고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으로 글로벌 진출을 위한 기초체력을 갖추게 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지만 이미 해외에서 국내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여러 채널이 존재하고 지배적인 글로벌 사업자들 간 생존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진출 가능한 국가나 지역에 대한 정보와 네트워크가 부족한 상황에서 플랫폼의 글로벌 진출은 추가적인 고민과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지 사업자와의 협업부터 시작해 직접 진출까지 점진적 진출에 대한 체계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고 그에 대한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지원 방향의 수립이 뒷받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