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보 1호는 '청명상하도(淸明上河圖)'다. 중국 10대 명화 중 하나로 12세기 북송시대 한림학사 장택단이 그린 풍속화다. 송나라의 번영이 생생하게 표현된 이 그림에는 무려 사람 814명, 선박 28척, 동물 60마리, 건축물 30동, 우마차 20대, 가마 8대, 나무 170그루가 그려져 있다. 송대의 인물 풍정과 사회적 번영을 사실주의적 화풍으로 그려내 예술적ㆍ역사적 고증 측면에서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책은 청명상하도를 세밀하게 관찰하며 포착한 36개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림 한 점을 다룬 책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고미술 관련 서적들이 대부분 시대가 작가를 주제로 삼는데, 한 점의 그림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어 전문성과 구체성을 확보했다. 저자는 청명상하도에 표현된 부두, 상가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 이별하는 사람들, 술 마시는 사람들 등의 모습을 통해 송나라 저잣거리의 풍경을 친절하게 해설한다.
몸이 불편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비장애인들이 별 의미 없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장면이 장애인들에게는 어떻게 보일까. 몸의 한계를 극복하고, 몸이 선사하는 운동성을 만끽하며 산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을 통해 소수자들의 법적ㆍ사회적 권리를 대변한 변호사 김원영은 이번 신작에서 장애인의 신체에 주목한다. 변호사에서 무용수로 변신한 그가 마주한 '장애가 있는 몸'에 대한 처절하면서도 아름다운 기록이다.
대학 시절 저자는 친구들의 '장애 없는 신체의 효율성'에 감탄했다. 그는 "효율적이고 빠르고 균형 잡힌 몸은 아름다웠다. 평등에 관한 내 믿음은 이 몸의 '능력' 차이 앞에서 자주 길을 잃었다"라고 회고한다. 이 책은 무용수로 무대에 오른 그가 춤을 통해 장애와 몸, 차별과 평등의 관계성을 탐구한다. 그는 "내 몸에는 생각보다 더 넓은 세계가 깃들어 있었다"라며 "지금이나마 이 평등하고 넓고 깊은 '힘'의 기원에 접촉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말한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전자사전', 'MP3', 'PMP' 등이 사라졌다.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필름 카메라는 소수의 마니아들이 즐기는 취미로 전락했다. 키오스크의 등장으로 편리성이 증대했지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인간이 사라졌다. 새로운 게 나타나면, 기존의 것은 사라진다. 새로운 것은 우리에게 편리함과 안락함을 제공한다. 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편리함과 안락함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이 될 수도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불편함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현대적 삶을 떠받치는 혁신적 기술과 사물의 이면을 사회학이라는 렌즈로 조명한다. 그는 독자들에게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은 정말 위대할까?', '세상을 놀라게 한 사물은 정말 경이로울까?' 등의 질문을 던진다. 스마트폰이 발전하면서 기계는 갈수록 똑똑해지지만, 사람들은 더 어리석어지고 있다는 저자의 진단은 의미심장하다. 이처럼 저자는 인류 문명의 편리함 이면에 숨은 불편한 지점들을 지면 위로 펼쳐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