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금리 장기화되더라도 신흥국 과거처럼 금융불안 안 겪을 것”

입력 2024-07-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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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밖에서 ‘겁 없는 소녀상’이 보인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고금리를 길게 가져가더라도 신흥국이 과거처럼 금융불안을 겪을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국제국 국제총괄팀은 최근 ‘미국과 신흥국간 통화정책 차별화의 현황 및 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되더라도 신흥국 금융·외환시장은 양호한 투자심리 등에 힘입어 과거와 같은 금융불안을 겪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해당 보고서는 11일에 열렸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살펴봤다.

연구팀은 다수의 신흥국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한 점을 주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22개 신흥국 중 10개국(헝가리, 체코, 폴란드, 멕시코,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페루, 아르헨티나, 베트남)이 작년부터 금리를 인하했다.

지역별로 보면 주로 남미·동유럽 신흥국들이 금리를 인하했고, 아시아·중동·아프리카 국가들은 대체로 금리를 동결 또는 인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금리인하 신흥국과 금리를 동결한 신흥국들의 금융·외환시장 지표 움직임에는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연구팀은 “두 그룹 간 미달러 대비 환율, EMBIG스프레드, CDS프리미엄,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입 및 주가지수의 중간값을 비교해 봤을 때, 금리인하 신흥국은 금리차 축소에 따른 통화가치 급락이나 급격한 자본유출 등을 경험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한 신흥국의 금융·외환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양호한 글로벌 금융여건, 금리인하 여력 보유, 신흥국의 개선된 대외 복원력 등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진단했다.

연구팀은 “글로벌 투자심리가 양호하게 유지될 경우,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에도 불구하고 신흥국 금융·외환시장은 혼란을 경험할 가능성이 작다”며 “이 밖에 금리인하 신흥국이 미국에 앞서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하여 금리인하 여력을 보유하고 있었던 점, 거시건전성 정책의 도입, 외환보유액 확보, 중앙은행의 독립성 제고 등도 금리인하의 부정적 영향을 제한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연구팀은 “미국의 금리인하가 지연되어 미국과 신흥국 간 금리격차가 축소된 상황이 지속되더라도 대외 복원력이 크게 제고된 신흥국의 금융·외환 부문이 과거와 같이 크게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신흥국 전체로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더라도 각국의 여건에 따라 신흥국 내에서 차별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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