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등으로 유죄판결 받아”
벨라루스가 20일(현지시간) 자국에서 독일 남성이 사형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독일 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가 보도했다.
아나톨리 글라스 벨라루스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독일 외무부의 요청에 따라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안했다”면서 “양국 외무부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리코 크리거(30)라는 독일 남성이 지난달 24일 열린 비밀 재판에서 테러리즘과 용병 활동 등 여러 범죄를 저지른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고 총살형을 선고받았다고 벨라루스 인권단체 비아스나는 전일 발표했다.
크리거는 지난해 11월부터 벨라루스에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링크트인에 따르면 그는 독일 적십자사의 의료진으로 일하고 있으며, 이전에는 베를린 주재 미국 대사관의 무장 경비원으로 일했다.
AFP통신은 이번 유죄 판결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벨라루스 자원봉사 전투단체 칼리놉스키 연대와 관련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와 동맹국으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침공하기 전에 벨라루스에 주둔하는 것을 허용하기도 했다.
벨라루스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사형 제도를 유지하는 국가로, 뒤통수를 겨냥해 총살하는 방식으로 사형을 집행한다. 앰네스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1991년 소련(현 러시아)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400명 이상이 처형된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외국인 처형은 드물다.
한편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9) 벨라루스 대통령은 이날 집권 30주년을 맞았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내년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한다는 입장을 밝혀 집권 기간을 2030년까지 5년 더 연장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