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주 중심 상승 폭 커져
"주주환원 관점서 밸류업 작동"
정부가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추진한 이후 업종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 등 저평가됐던 업종과 반도체를 비롯해 수출 호실적 기대감이 커지는 업종을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하면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 기준 한국거래소의 업종별 주가지수 17개 중 올해 초 대비 PBR이 상승한 종목은 11개다.
특히 금융업종과 에너지 관련 산업,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종목별로 보면 △KRX 보험(36.8%) △KRX 은행(23.1%) △KRX 유틸리티(19.4%) △KRX 증권(19.0%) △KRX 반도체(12.7%) KRX 정보기술(7.7%) 등이 올랐다.
반면 △KRX 헬스케어(-15.4%) △KRX 철강(-14.3%) △KRX 에너지화학(-14.3%) △KRX 미디어&엔터테인먼트(-13.3%) 등 종목은 하락세를 보였다.
PBR은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현재 주가가 1주당 순자산 대비 몇 배로 거래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수치다. PBR이 1 미만이면 보통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저평가하고 있다고 본다.
저PBR 업종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감이 쏠리면서 주가가 상승한 영향이다. 정부는 1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이 스스로 주가를 부양하는 제도를 추진 중인데, 특히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기업과 여기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세제 부담을 지원하고 있다.
금융업종은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에는 강했지만 성장성 측면에서 기대감이 덜했던 대표적인 저PBR 업종이었다. 하지만 주주환원 규모가 커질수록 제도적 수혜를 입는 구조에서 오히려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KB금융의 경우 19일 종가는 8만4800원으로 연초(5만3600원) 대비 58.2% 급등했다.
수출로 호실적을 이끄는 반도체 업종과 수요 증가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에너지 관련 업종도 올해 들어 주가가 오르면서 PBR이 개선됐다. KRX 반도체지수의 대표 업종인 SK하이닉스의 경우 연초 대비 47.1%, KRX 유틸리티 지수의 대표 업종인 한국가스공사는 69.5% 뛰었다. 실적이 개선된 만큼 주주환원 여력도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업종별 주가수익비율(PER)도 오르고 있다. PER은 주가를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PBR이 기업의 재무상태 면에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지표라면, PER은 기업의 수익성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서 확인 가능한 15개 업종지수 중 연초 대비 PER이 상승한 종목은 11개였다. 상승률로 보면 △KRX 에너지화학(68.4%) △K관점에RX 방송통신(51.1%) △KRX 증권(43.5%) △KRX 은행(39.9%) 등이다.
증권가에서는 은행, 증권, 자동차 등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에 집중하는 종목이 하반기에도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주는 철저히 주주환원 관점에서 작동할 전망”이라며 “3분기 중 기업이 자발적으로 공시하는 내용에서 목표에 따라 종목 장세 전환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환원 이미 잘하고있는 업종은 은행, 증권, 호텔 ·레저, 미디어, 통신, 비철, 필수소비재이며 추가 여력 있는 업종은 자동차, 화장품·의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