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신축의 오름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고분양가를 감당하면서 100대 1에 육박하는 청약경쟁률을 뚫는 것보다 새로 짓는 아파트에 크게 뒤지지 않는 신축을 선택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격지수를 보면 5년 이하 신축은 지난달 1.03%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5년 초과~10년 이하 준신축은 0.86% 오르며 뒤를 이었다. 15년 초과~20년 이하와 20년 초과는 각각 0.47%, 0.46% 오르는 데 그쳤다.
5년 이하 신축 상승 폭은 3월 0.03%에서 4월 0.23%, 5월 0.24% 확대됐고 지난달 1%대까지 높아졌다.
분양가와 청약경쟁률이 함께 치솟으면서 청약에서 매매로 선회하는 사람이 많아진 영향으로 보인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6월 말 기준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는 1267만6000원으로 전월보다 8.3%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1% 뛰었다.
이에 서울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4190만4000원으로 4000만 원을 돌파했다. 서울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올해 1~5월까지만 해도 3700만~3800만 원 수준이었다.
청약 경쟁률은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분양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97.9대 1(23일 기준)이다. 열기가 뜨거웠다고 평가되는 지난해 57.4대 1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당첨 확률이 1%에 불과한 것이다.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494.11대 1)와 '메이플자이'(442.32대 1)는 4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달 분양한 '마포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는 250가구 모집에 4만988명이 접수해 1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한 바 있다. 청약 당첨 최고 가점은 여섯 식구가 무주택으로 15년을 버텨야 확보할 수 있는 78점이었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면서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주요 단지의 최저 당첨 가점은 61점대로 지난해보다 10점 이상 높게 형성돼 있다. 3인 가구가 15년 이상 무주택이면서 청약통장 보유 기간이 13년 이상~14년 미만이면 얻는 점수가 62점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높은 분양가와 청약 경쟁률 등의 영향으로 신축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특히 최근 내 집 마련에 적극적인 30·40세대는 신축이 아니면 집을 보지 않겠다고 할 정도"라며 "강동구의 거래가 크게 늘어나 것도 이런 수요가 유입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요가 뒷받침되는 만큼 신축의 두드러진 오름세는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현재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추세 상승이 나타나기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형성되는 시점에 준신축, 구축으로 넘어가는 수요자들이 늘어나고 오름세가 멈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