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충원·라이선스 취득 등 ‘속도’
중소형사 규모 출발…추가 M&A 숙제
10년 만에 부활하는 우리투자증권의 출범이 임박했다. 인력 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데다 관련 라이선스를 준비하는 등 내부도 분주한 분위기다.
4대 금융지주를 등에 업은 우리투자증권이 새로운 업계 ‘메기’로 떠오르는 가운데, 자본 확충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아 과거 영광 재현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정례회의에서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 간 합병을 최종적으로 승인했다.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편입도 허용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종합증권사로서 다음 달 공식 출범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외부평가위원회의 심사 및 실지조사 등을 거쳐 인가요건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결과 법령상 모든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17일 정례회의에서 합병인가안을 의결했고, 한국포스증권도 19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우리종금을 흡수 합병시킨 바 있다.
증권사 업무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펀드판매에 집중하던 한국포스증권은 정관을 변경해 다른 업무를 추가했다. 기업금융(IB) 업무를 위한 사모펀드 업무를 추가하고 여신금융전문업과 대출·담보대출 업무도 새로 더했다. 영업 준비에 필요한 라이선스도 취득할 예정이다.
영업력을 좌지우지하는 인재 영입에도 공격적으로 나섰다. 3월 대우증권 출신인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를 선임한 데 이어 주요 증권사 출신들을 주요 부서 임원으로 배치했다. IB금융 파트에는 양완규 미래에셋증권 대체투자금융부문 대표를,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엔 박기웅 한국투자증권 매크로트레이딩본부장 등 업계 베테랑을 불러모으며 조직 구성에 공을 들였다.
업계는 새 메기 탄생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의 든든한 뒷받침 속에 ‘1등 증권사’라는 10년 전 영광을 재현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도 “10년 내 업계 톱10 초대형 IB 증권사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1500억원으로 전체 증권사 중 18위, 중소형사 규모로 출발할 예정이다. 몸집이 커지기 위해서는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황인데 우리금융지주의 지원이나 추가 인수합병(M&A) 등 과제가 산적하다는 분석이다. 자기자본 3조 원이 넘어야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될 수 있고, 4조 원 이상을 확충해야 초대형 IB으로 거듭날 수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종투사에 도전하고 있는 키움증권과 대신증권 등 증권사들도 요건은 충족했지만 인가 절차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리테일과 IB 부문 경쟁이 매년 거세지는 가운데 우리투자증권만의 핵심 경쟁력과 이익창출력을 증명하는 데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증권사들의 합종연횡이 펼쳐지는 부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우리투자증권이라는 메기의 등장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양증권 최대주주인 학교법인 한양학원의 지분 매각이 본격화되며 한양증권 매각이 자본시장의 빅이슈로 떠올랐고, SK증권은 SK그룹의 사업재편 움직임 속에 대주주 변화 가능성이 시장에서 거론되는 중이다.
우리투자증권의 M&A를 고심 중인 우리금융이 한양증권의 유력 원매자로 거론됐지만 우리금융 측은 이에 대해서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