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뒷문을 자랑하던 한국프로야구(KBO) 삼성 라이온즈가 불펜의 난조로 시름이 깊다.
올해 삼성은 지난해와 같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김재윤, 임창민 등 베테랑 불펜을 거액에 영입했으나 주전 야수들의 라인업에 큰 변화가 없었고 외인 용병도 모두 교체해 그다지 기대를 받지 못했다. 시즌 초까지만 해도 이러한 예측이 맞아떨어지는 듯 성적도 하향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4월부터 치고 올라오더니 반전을 일궈냈다. 타율은 적지만 타자들이 연신 홈런을 뽑아냈고, 필승조인 임창민-김재윤-오승환이 뒷문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여기에 의문부호였던 외인 원투펀치 코너 시볼드와 데니 레예스가 제 몫을 해주며 4월 23일 공동 3위에 오른 뒤 단 한 번도 5위 아래로는 밀려나지 않고 있다.
이 기세에 힘입어 지난달 29일에는 2위까지 치고 올랐다. 2021년 이후 3년 만에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여름성'의 명성은 온데간데없이 부진의 늪에 빠졌다. 시작은 KIA 타이거즈전이었다.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 만난 KIA를 상대로 연이어 역전패를 당하더니 4위로 떨어졌다. 올스타 휴식기를 기점으로 1군 투수코치를 교체하며 분위기 쇄신을 꾀했으나, 아직은 그 효과가 미미한 수준이다.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3위로 올랐으나 다시 한번 호랑이 군단에 무릎을 꿇었다. KIA전 5전 5패를 시작으로 한 달간 6승 9패를 거두며 승률 4할에 머무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를 잡은 기세를 이어 한화 이글스 위닝 시리즈 확보에 나섰으나 '돌부처' 오승환이 연거푸 요나단 페라자에게 끝내기 타점을 허용했다. 삼성 불펜의 7월 성적은 2승 6패 9홀드 2세이브인데 반해 블론세이브만 5차례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았다.
위기의 삼성은 반전을 위해 베테랑 백정현을 마운드에 올린다. 6월 이후 5이닝 이상을 버텨주는 백정현의 등판과 타선의 활약으로 무더운 여름 불펜 투수들의 체력 안배를 해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반면 25일 에이스 고영표의 7이닝 1실점 호투로 개막 후 첫 승률 '5할'을 올린 kt 위즈는 또 다른 사이드암 엄상백을 내보낸다. 황재균, 문상철 등 부진하던 베테랑 타자들과 군에서 제대한 심우주니 살아나면서 타선의 물꼬가 트인 kt는 지난해와 같이 여름 kt로 거듭나 리그를 놀라게 할 업셋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공동 5위 NC는 이재학을 내보내 낙동강 라이벌 롯데와 일전을 치른다. 주축 선발 신민혁이 팔꿈치 통증으로 빠진 가운데 NC는 전사민을 1군에 올렸다. 당분간 다니엘 카스타노, 카일 하트, 이재학, 김시훈, 전사민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며 치고 나갈 힘을 비축한다. 5할 승률을 맞춘 NC는 8위 (39승 3무 50패)에 5게임 차로 앞서 있다. NC가 롯데를 상대로 위닝시리즈(3연전에서 2승 이상)를 하면서 하위권 팀들의 추격에서 벗어나 5위 경쟁에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LG 트윈스전에서 통한의 역전패를 당한 롯데는 반전이 필요하다.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나서 팀의 분위기 쇄신에 나선다.
두산 베어스는 SSG 랜더스를 상대로 조던 발라조빅을 앞세운다. 지난 등판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발라조빅이 반전 피칭을 선보일지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SSG 랜더스는 최근 들어 에이스 모드를 가동한 드류 앤더슨을 마운드에 올린다.
한편 2위 LG는 한화를 상대로 임찬규를 선발로 올린다. 한화도 신인왕 문동주로 응수한다. 1위 KIA와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는 각각 제임스 네일과 김인범을 선발로 예고했다.
△7월 26일 프로야구 경기 일정
- KIA vs 키움 (고척·18시 30분)
- 한화 vs LG (잠실·18시 30분)
- 두산 vs SSG (문학·18시 30분)
- 롯데 vs NC (창원·18시 30분)
- kt vs 삼성 (대구·18시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