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등 클라우드 유연 구축
생성형 AI 등 중심 매출 크게 늘어
글로벌 IT 대란 이후 국내 클라우드 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하나의 특정 퍼블릭 클라우드에 의존하면 안 된다는 의식이 확산하면서, 국내산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수요로 이어질 거란 분석이다.
28일 IT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IT 대란 이후 몇몇 국내 클라우드 기업에는 문을 두드리는 고객사가 늘고 있다. 클라우드 전환 흐름 속에 안정성 강화에 대한 고민이 시장의 또 다른 수요를 낳고 있다.
클라우드 전문 기업 오케스트로의 서영석 전무는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는 (클라우드) 멀티 리전 구성을 바로 서비스가 되는 '액티브 DR'(신속한 재해복구)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요구 사항이 굉장히 많이 접수되고 있다"면서 "특히 MS 사태 이후로 더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MS 사태 자체의 원인이 클라우드는 아니다. 사태 초기에는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의심됐으나, 후에 미국 보안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배포한 보안프로그램 '팰컨'의 업데이트 패치가 MS 운영체제(OS) 윈도와 충돌을 일으킨 원인으로 밝혀졌다. 핵심은 특정 퍼블릭 클라우드와 OS만으로는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교훈이다.
MS 사태 발생 당시, 고객사들은 즉각적으로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거나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고 업체의 연락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효율적인 클라우드 운용의 문제를 넘어, 기업의 'IT 통제권' 관점에서 장애 발생 시 안정성을 강화하고, 빠르게 대응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것이다.
한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국내 CSP사들이 요즘 들떠있지만, 표정 관리를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경각심이 생겼으니 이를 통해 저희가 더 안전하게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부분에서 (MS 사태를) 의미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기업은 크게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자)와 MSP(클라우드 관리 사업자)로 나뉜다. CSP는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고, MSP는 고객사의 클라우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구성하고, 운영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업들이 하나의 특정 클라우드를 떠나 안전하고 효율적인 클라우드 운용 방안을 고민하려는 수요는 모두에게 새로운 가능성이 될 전망이다.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방식으로는 대표적으로 클라우드 다중화가 거론된다. 2개의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하거나 보안이 중요한 데이터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내리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방식이 대표적이다. 각 기업들은 고객 수요에 맞춘 효율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내세운다.
NHN 클라우드 관계자는 "저희는 자체 기술력으로 완성한 국내 대표 오픈스택 기반 통합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멀티ㆍ하이브리드ㆍ퍼블릭ㆍ프라이빗 등 다양한 클라우드를 유연하게 구축할 수 있다는 강점"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클라우드 다중화 권고 역시 시장에 탄력을 줄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네이버·카카오 등 부가통신사업자에게 시스템 장애의 국내 재발 방지를 위해 소프트웨어의 점진적 배포 체계를 마련하고 충분한 테스트 시행은 물론, 클라우드 다중화를 권고했다.
이미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생성형 AI 등장과 공공 부문 클라우드 전환 흐름 속에 급성장하고 있다. '2023 클라우드 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부문 전체 매출액은 2021년 22.3%, 2022년 18.6%씩 전년 대비 급성장했다.
클라우드 덕에 전체 매출 상승효과를 누린 곳도 있다. 삼성 SDS는 올해 2분기 클라우드 사업 매출이 55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 성장했다. 지난 1분기에는 29% 성장했다. 삼성 SDS 측은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 기반 CSP 사업 매출이 꾸준히 증가했고, MSP사업은 금융 업종의 클라우드 전환, 생성형 AI 및 데이터 플랫폼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