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2기의 국정운영 청사진으로 여겨진 ‘프로젝트 2025’의 총책임자인 폴 댄스 변호사가 전격 사퇴한다고 CNN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로젝트 2025는 미국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110여 개 보수 단체를 규합해 차기 보수 정부를 위한 정책 제안을 900여 페이지 분량에 담아 지난해 발간했다. 강경 보수 기조로 경제·통상·이민·낙태·외교·안보 정책을 정리했다.
이민을 제한하고, 연방 공무원을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봤다.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관련 프로그램을 철폐하고, 먹는 임신중절 약인 미페프리스톤 승인 폐지 등 낙태ㆍ피임약 복용 전면 금지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의 공약과 상당 부분 유사하고,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일한 사람 중 최소 140명이 이 프로젝트에 관여했다. 댄스 역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인재관리국 비서실장을 역임한 핵심 측근이다. 이에 트럼프 2기 ‘공약집’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민주당이 보고서에 담긴 극단적인 내용을 집중 공격한 데 이어 최근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예약한 카멀라 해리스 대통령이 프로젝트 2025를 미국을 어두운 과거로 후퇴시키는 계획이라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에 논란이 커지자 트럼프는 5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프로젝트 2025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나는 그들이 말하는 것 일부는 동의하지 않으며 그들이 말하는 것 중 일부는 완전히 터무니없고 끔찍하다”고 선을 그었다. 중도ㆍ무당층과 여성의 반감이 커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자 거리두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어 댄스의 사퇴까지 이어지게 됐다.
트럼프 선거캠프 측은 댄스의 사퇴에 대해 “프로젝트 2025가 캠페인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캠페인을 대변하지 않으며, 어떤 식으로든 캠페인이나 트럼프 대통령과 연관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1년 이상 분명히 밝혔다”고 입장을 내놓았다.
CNN이 사안에 밝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프로젝트 2025의 운영이 중단되겠지만, 보수 인사를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채우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리티지재단 케빈 로버츠 회장도 댄스의 사임 결정에 대해 “프로젝트 2025는 주요 보수 조직을 모아 통일된 보수 비전을 만들고, 선출되지 않은 행정부로부터 권력을 이양해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을 목표로 했다”면서 “이 도구는 미래의 어느 행정부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