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고용노동부가 공동 추진하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일명 ‘필리핀 이모들’이 다음 주 한국 땅을 밟는다. 외국인 근로자가 받는 교육을 마치고 공동숙소로 이동한 후 한국 가정과 매칭 작업을 거쳐 내달 1일부터 가사도우미 활동을 본격 시작할 전망이다.
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필리핀 현지에서 사전교육을 마친 100명의 외국인 가사관리사들이 5일 본국을 떠나 다음 날 한국으로 들어온다. 입국 후 중기중앙회에서 2박3일간 외국인 근로자 교육을 받고, 8일 공동숙소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들이 머무는 숙소는 원룸텔 형태로 외국인 가사관리사 서비스 제공기관이 관리한다. 장소는 이동 편의를 고려해 강남구 역삼역 부근에 마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필리핀 이모들은 4주간 가사관리·아이돌봄 실무, 산업안전,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게 된다. 교육기간 중인 8월 말 이용가정과 매칭도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시는 서비스 제공기관을 통해 지난달 17일부터 서비스 이용가정을 모집하고 있다. 이달 6일 신청을 마감하고, 한부모, 자녀수 등 기준에 따라 9순위로 분류된 한국 가정과 가사관리사들의 매칭이 시작된다. 본격적인 가사관리사 업무는 내달 1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라고 업체 관계자는 밝혔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은 양육부담 완화·출산율 제고 차원에서 서울시가 고용노동부와 함께 시작했다. 고용허가제(E-9)로 입국하는 첫 외국인 가사관리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시범사업에 선발된 가사관리사들은 24~38세로, 영어가 유창하고 한국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필리핀 정부에서 인증한 ‘돌봄’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며, 건강검진, 마약 및 범죄 등 신원 검증을 통과했다. 학력, 성별, 기혼 여부 등 이들의 기본 신상은 입국할 때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이용 기간은 6개월간이며 일일 4·6시간(시간제), 8시간(전일제) 중 선택할 수 있다. 이용 시간은 월~금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주 52시간을 초과할 수는 없다.
시범사업을 이용하는 가정의 부담액은 1일 4시간 기준 월 119만 원 정도다. 시간당 최저임금(9860원)과 4대 사회보험 등이 반영된 금액으로, 주5일 하루 8시간 근무할 경우 월 200만 원을 넘어선다. 차등임금제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향후 본사업의 최대 관건은 비용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