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에 HBM 공급 막는 조치 포함될 것이란 전망
“대부분 제품 미국으로…삼성‧SK하이닉스 영향 크지 않을 것”
미국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중국 기업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조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외신은 전날(현지시간) 미국이 이르면 다음 달 말 대(對)중국 반도체 추가 통제 조치를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인공지능(AI) 가속기를 가동하는 데에 필요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을 직접 중국 업체에 판매하기 보다는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에 납품하고, 이 기업들은 중국용 AI 가속기를 만든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물량 대부분은 엔비디아와 AMD의 AI 가속기를 만드는 데에 공급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와 HBM3E 8단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에 HBM3을 공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HBM 대중 수출을 통제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아직 법안이 통과된 상황이 아니라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다만, 한 관계자는 “미국이 이같은 제재를 확정한다 할지라도 국내 회사에 타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HBM과 관련한 대다수의 고객사는 중국보다는 미국 기업에 몰려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향 수출 비율이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지만, 중국 비중은 적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국내 반도체기업의 제품이 간접적으로 중국 제품에 탑재되기 때문에 이 같은 미국의 제재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새로운 제재로 ‘HBM 수출 금지’를 검토하는 것은, 중국이 최근 HBM에 공격적인 투자와 개발을 시작한 것에 대한 또 다른 견제로 보인다.
중국은 5월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 3단계를 출범시키고 3440억 위안(약 65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 기금의 대부분이 HBM 개발에 투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