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생산·신뢰 회복 등 과제 산적
2분기 당기순손실 규모 2조 원 공개
잇따른 항공기 결함 사고로 설립 후 100년여 역사상 가장 험난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 미국 보잉이 31일(현지시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로버트 켈리 오트버그(64)를 선임했다. 항공우주업계 베테랑으로 위기에 빠진 보잉의 구원투수가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보잉은 이날 오트버그가 데이비드 캘훈 CEO 뒤를 이어 내달 8일 취임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3월 캘훈 CEO가 연잇는 안전사고로 연말까지 사임하겠다고 밝힌 후 몇 달간 차기 수장에 대한 물색이 이뤄져 왔다.
오트버그 신임 CEO는 아이오와대에서 기계공학 학위를 취득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또 항공전자 시스템·객실설비 제조사이자 보잉의 주요 협력사인 록웰콜린스(현 콜린스에어로스페이스) 전 CEO로, 30년 이상 항공우주 및 방위 산업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또 월가에서 정통한 딜메이커로 명성을 쌓았으며 항공사, 국방부 등과 긴밀히 협력하다가 2021년에 갑자기 은퇴했다.
업계에서는 보잉의 위기가 엔지니어링과 혁신에 대한 투자보다 주주 수익을 우선시한 후 방향을 잃었다는 공감대로 인해 오트버그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오트보그는 당장 보잉의 품질과 안전에 대한 신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등 역대 어느 CEO보다 어깨가 무겁다. 앞서 1월 5일 알래스카항공 소속의 737 맥스9 보잉 항공기에서 비행 중 문 패널이 이탈하는 사고를 초래했다.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발생한 두 차례의 737 맥스8 추락 사고에서는 사망자가 346명에 이른다.
오트버그는 선임 직후 “매우 영광스럽고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 “해야 할 일이 많고, 시작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잉은 이날 2분기 매출 169억 달러(23조 원), 당기순손실 14억4000만 달러(약 2조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매출은 전망치 172억 달러에 못 미친다. 주당 순손실은 2.9달러로 전문가 전망치(1.97달러 순손실)보다 손실 폭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