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수입 증가·철광석 가격 하락이 원인
“철광석 공급 증가하며 후판가에도 지속 영향”
“후판가 하락에 조선사 수익성 확보 용이해질 것”
국내 조선사와 철강사 사이의 올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이 지난해 하반기 대비 소폭 인하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됐다. 이에 조선사들의 수익성이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하반기는 물론 내년에도 지속적인 후판가 하락으로 조선사의 수익성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와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의 올 상반기 후판 협상이 끝났다.
이번 협상을 통해 후판가는 기존보다 소폭 인하 결정됐다. 지난해 하반기 협상에서는 톤(t)당 약 90만 원 중반에 합의를 이뤘는데, 이번 협상에서는 톤당 약 90만 원 초반으로 협상이 마무리됐다.
협상이 후판 가격 하락으로 마무리된 것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후판 수입의 증가 외에도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 하락세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초 톤당 140달러 수준이었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100달러 선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조선사들의 수익성이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에도 후판가 하락 요인들이 계속되며 조선사 이익이 지속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내수부진으로 인한 철강제품 덤핑이 계속되는 상황”이라며 “중국산 후판 가격이 계속 낮아지며 국내 조선사들의 중국산 후판 수입도 지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112만 톤으로 전년 대비 약 73% 넘게 늘었다. 올해에도 이미 상반기에만 69만 톤의 중국산 후판을 수입한 만큼, 하반기에는 지난해 수입량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또한,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철광석 가격이 지속 우하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는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철광석이 새롭게 대량 공급되며 세계적인 철광석 가격 하락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서아프리카 기니 지역에서 채굴될 철광석 생산량은 내년 연간 500만 톤으로 시작해 2028년까지 연간 9000만 톤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철광석이 대량으로 풀리면 향후 후판가 협상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중국산 후판 공급이 지속 늘어나고,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의 하락이 예정되어있는 만큼 향후 진행될 올 하반기 후판가 협상 역시 조선사 측이 원하는 대로 가격 인하로 결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이 고수익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를 하는 상황에서 선박 건조 원가의 20~30%에 달하는 후판가는 향후에도 지속 하락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조선사들의 수익성 확보가 더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