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도 적극 지원…한국 선수단 역대 최고 성적
대한민국 사격의 화려한 부활에 IBK기업은행이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포스트 진종오 시대’를 활짝 연 기업은행 사격단 소속 오예진 선수의 활약 때문이다.
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결선에서 조영재가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한국 사격 대표팀은 총 6개 메달(금메달 3개·은메달 3개)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이다.
한국 사격의 첫 메달을 수확한 선수는 오예진이다. 오 선수는 대회 첫날인 지난달 27일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 대표팀의 첫 여자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기업은행 소속인 오 선수의 금메달은 사격 부문 금융권 최초 금메달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12월 1일 기업은행 사격단에 입단했다. 기업은행 사격단은 선수 8명과 코칭스태프 2명 등 모두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아쉽게 무관에 그쳤으나 남자 속사권총 세계 4위의 송종호 선수도 기업은행 사격단 소속이다.
뜻깊은 성적을 거뒀지만 기업은행 사격단 과거 한차례 해체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1977년 1월 창단했으나 20년만인 1997년 12월 해체된 것. 이후 2004년 12월 재창단하면서 재창단 20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재창단에 나서면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선수의 심리적 안정과 멘탈 관리를 통해 최상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종목별 멘탈코칭 실시하고 있다. 심리프로파일링, 심리기술교육, 바이오피드백 등 훈련 및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해 주기 위해서다.
특히 멘탈코칭 전문가는 오예진, 송종호 선수가 선수촌에 입촌한 후에도 직접 선수촌에 찾아가서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며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를 위한 측면 지원에 나섰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오예진, 송종호 선수는 파리에서도 기업은행 소속팀 채근배 감독에게 매일 연락하면서 멘탈을 관리했다”면서 “누구보다도 선수들을 잘 아는 채 감독은 오 선수에게 빠른 격발 타이밍이 올림픽 때도 격발 타이밍을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사격을 적극 지원한 숨은 조력자는 또 있다. 20년 넘게 비인기 종목인 사격을 지원하며 발전기금만 200억 원 넘게 내놓은 한화그룹이다. 2001년 한화갤러리아 사격단을 창단한 한화그룹은 이듬해인 2002년 대한사격연맹 회장사를 맡기도 했다.
다만 2017년 갤러리아 사격단은 전격 해체를 결정했다. 사격단을 해체했음에도 한화그룹의 사격 지원은 이어졌으나 항저우아시안게임이 끝난 작년 11월, 한화갤러리아 대표 출신 김은수 전 대한사격연맹 회장이 물러나면서 한화그룹은 사격협회장 자리를 내놨다. 사격연맹 회장직은 지난 6월 초 신명주 명주병원장이 단독 출마해 선출됐다.
현재 한화그룹이 회장사 자리를 맡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 사격을 오랜 기간 꾸준하게 후원해온 한화그룹의 역할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