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특수통보다는 기획통 지명 가능성…안정화 추구”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이 조만간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추려진 4명 모두 윤 대통령과 근무연이 있지만, 법조계에선 검찰 조직의 안정성을 염두에 둘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윤 대통령이 이날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면 신임 총장에 대한 임명 제청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장관이 최종 1명을 윤 대통령에게 제청하고,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다면 윤 대통령이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보낸 뒤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한다.
앞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심우정(사법연수원 26기) 법무부 차관, 임관혁(26기) 서울고검장, 이진동(28기) 대구고검장, 신자용(28기) 대검 차장검사 등 4명을 차기 총장 후보자로 결정했다.
이들 모두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지낼 당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언급되는 후보는 심 차관이다. 검찰 내 대표적 ‘기획통’으로 꼽히는 그는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 법무부 검찰국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대구지검 서부지청 차장검사 등을 역임했다.
차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심 차관은 문재인 정부 때부터 검사장으로 승진해 요직을 지내왔다”며 “이번에는 수사의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는 특수통보다는 조직을 추스르는 차원에서 기획통이 총장을 할 시점이라는 얘기가 검찰 내부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임 고검장은 ‘특수통’으로 평가받는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2부장을 연달아 거치며 정윤회 게이트, STX 정관계 로비, 성완종 리스트 등 굵직한 사건을 수사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당시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장을 맡기도 했다.
신 차장검사는 특수 수사와 정책, 기획 등을 두루 경험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 재직 시절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윤 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호흡을 맞춘 이력이 있다.
이 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대검 중앙수사부 등을 거친 특수통이다. 2011년 대검 중수부에서 윤석열 당시 중수2과장과 함께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사건을 수사했고, 윤 대통령이 중앙지검장일 때는 형사3부장을 지냈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기수로 보면 28기가 (총장이) 된다고 해도 의미는 있겠지만, 여러모로 26기가 발탁되는 게 안정성 측면에서 더 낫다고 본다”고 했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결정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예상하기 어렵지만, 후보자 대부분은 윤 대통령의 사람이란 얘기를 들어왔다”며 “대통령은 주요 수사와 함께 임기 후반을 감안할 듯하다”고 말했다.